요즘에는 책을 거의 안읽지만, 예전에 책에 빠져 살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때 읽은 역사책중에서 중국사 관련해서는 거의 바이블이라고 불리우는 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쓴이가 글을 굉장히 재미있고 맛깔나게 적어서 더욱 좋더군요.
(물론, 역덕후분들이 저의 괴랄한(?) 글을 보면 약간 실소가 나오실 수도 있겠지만,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 ㅠㅠ )
1권은 초반부에 삼황오제같은 신화 부분이 나와서 재미가 좀 떨어지지만, 이 부분만 극복하면 엄청난 재미를 느끼실 것이라 믿습니다.
전국시대 진(秦)나라 명장 백기에 관한 부분을 조금 간추려서 적어보면.. ("이야기 중국사" 2권에 나옵니다.)
때는 전국시대.. 진(秦)나라 소왕이 조(趙)나라 수도 한단을 공격할 때, 백기는 원정군의 장군에 취임하기를 거절합니다. 이유인즉슨, 진나라는 다른 제후에게 원한을 사고 있기 때문에 조나라를 공격하면, 필시 다른 나라들이 원군을 보낼 것이므로 원정군의 장군에 취임하기를 반대합니다.
결국, 백기가 예상한대로 초나라 춘신군과 위(魏)나라 신릉군 등의 원군때문에 진나라는 조나라 수도 한단을 함락시키지 못한 채 철수하고 맙니다.
"이야기 중국사" 2권 211페이지 발췌
"진왕은 신의 계략을 듣지 않았다. 지금 어떠한가?"
백기가 한 이 말이 소왕의 귀에 들어가, 소왕은 더욱 화를 냈다. 결국에는 백기를 일개 졸병으로 강등시키고, 음밀(陰密, 감숙성)로 이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백기는 하는 수 없이 함양의 서문을 나서 음밀로 향했다.
그런데 10리(4킬로미터)쯤 갔을 때, 사자가 따라왔다.
사자는 자결용 검을 백기에게 건네주기 위해 파견된 것이었다.
소왕은 범저(당시 진의 재상)를 비롯한 군신들과 회의를 열어,
'여언(余言, 원망하는 말)이 있다.' 는 이유로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
목숨을 걸고 쌓아올린 빛나는 전공들도 한마디 여언 때문에 덧없는 것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백기는 검을 손에 쥐고,
"나는 하늘에 무슨 죄가 있기에 여기에 이르렀는가?" 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늘이 자신의 목숨을 앗으려 하고 있는데 과연 그럴 만한 큰 죄가 있었던가, 라고 자문했다.
잠시 후 그는, "나는 원래 죽어야 할 몸이었다. 장평의 전투에서 조나라의 졸(卒) 가운데 항복한 자 수십만 명, 나는 그들을 속여 전부 갱(坑, 묻음)했다. 이는 죽을 만하다." 며 납득했다.
중국 전국시대 아니, 중국사를 통틀어 최고 명장중 한명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백기의 말로는 너무도 허망하네요.
그에 반해 진시황제때, 진나라 통일에 가장 큰 공을 세운 왕전의 경우는 백기의 죽음을 보고 깨달은 바가 있었는지.. 잔혹한 시황제앞에서 걸대(乞貸, 베풀기를 청함)를 하면서 극히 몸을 사려 천수를 누렸습니다.
이 책은 워낙 명저라 웬만한 도서관에는 다 구비되어 있으므로 빌려서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합니다.
혹시라도 서점에서 찾아볼 때, 한국인 저자가 쓴 "이야기 중국사(전 3권)"와 진순신(일본출신 화교)님이 쓰신 "이야기 중국사(전 7권)"와 헷갈리면 안됩니다.
(안타깝게도, 저자 진순신님은 2015년 1월에 작고하셨습니다.)
그럼, 부족한 글이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