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전쟁영화하면 어떤 것을 떠올리시나요? 저 같은 경우는 짙은 우울함, 이기심, 잔혹함, 국뽕(?)... 이정도가 생각납니다. 제가 이 영화를 보러간다고 하니 동생 왈 “재미있을 것 같은데 우울할 것 같아서 보기 싫어” 라고 하는 걸 보면, 저만 가지고 있는 생각은 아닐겁니다.
아니 근데 이게 웬걸 우울하지만 생각보다 우울하지 않고, 이기심도 있긴 한데 그닥이고, 잔혹함은 거의 없고 국뽕조차 희미합니다. 전쟁영화답게 주변에 사람이 죽어나가긴 합니다만 오히려 포커스는 희망에 더 맞춰져 있고, 포탄에 맞은 시체들은 사지 멀쩡히 해변에 박혀있을 뿐이고 익사한 시체들만 둥둥 떠다닐 뿐이라 크게 잔인하지도 않습니다. 국뽕의 요소도 없진 않지만 희망의 느낌이지 조국 만세란 느낌은 크게 못 느꼈고요. 이런 점이 아버지의 깃발, 태극기 휘날리며 거지같던 마이웨이 등등 제가 맛봐왔던 전쟁영화하고는 사뭇 다르게 다가옵니다. 이런 영화들에 비하면 이 영화는 거의 무미에 가깝고 시종일관 전쟁의 현장감을 전해주는데 총력을 다 할 뿐입니다.
이런 현장감을 전하는데 총력을 다 했던 영화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그래비티”입니다. 많은 분들이 두 영화를 비교하신 것처럼 그래비티와 덩케르크, 이 두 영화가 주는 맛은 꽤나 비슷합니다. 아무래도 덩케르크는 물론 참 맛있는 장면이 많습니다만, 소재가 소재이다 보니 어디서 먹었던 맛이 느껴지는터라 저는 우주가 주는 코즈믹 호러를 잘 살렸던 그래비티에 더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나쁘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다만 “다크나이트”나 “인셉션”이 제게 줬던 “쩐다!!!!”란 느낌을 못 받았을 뿐입니다. 앞서 말했던 영화들은 드라마가 찐했던 것에 비해 이 영화는 시종일관 건조한 느낌을 줍니다. 그러다보니 마치 평양냉면 같은 느낌을 줍니다. 평양냉면처럼 맛있다는 분들은 이 영화를 극찬하실 것이고, 밍밍한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왜 먹는지 이해를 못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 외에도 세 사건들이 시열대가 일정하지 않고 엉켜있기 때문에 이해하시기에 복잡한 면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뒤 늦게 그 장면이 그 장면이구나!! 하는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앞선 분들이 호평을 쭉 해주셔서 약간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이는데 조금 조심스럽습니다만, 5점 만점에 3.5는 적고 4는 좀 많은 것 같아 별 3.75(?)개와 함께 이렇게 평하고 마치겠습니다.
맛있다, 근데 새롭진 않다.
p.s 사운드는 정말 좋으니 아이맥스의 화면비를 챙기기 힘드시다면 사운드라도 좋은 곳을 선택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저는 영통 메가박스 mx관에서 관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