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사진 갈무리
유시민씨가 최근 썰전에서 평창올림픽 경기와 관련해 의미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매스스타트 경기에서 정재원 선수가 이승훈 선수의 우승을 위해 시종 2위 그룹의 선두에서 바람막이 역할을 한 것을 두고 모든 언론들이 칭찬 일색의 찬사를 보내는 것이 과연 정말로 아름답고 옳은 일인가 하는 의문을 제기한 겁니다.
국가 간의 단체경기라면 모를까 각각의 기량을 겨루는 개인전에서 선수 간의 공정한 경기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올림픽 정신에도, 스포츠 정신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을 한 겁니다. 경기를 보신 분들이라면 대부분 공감을 하는 부분일거라 생각합니다. 분명 정재원 선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한 후 마지막에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이며 순위권 밖으로 밀려납니다. 반면 이승훈 선수는 정재원 선수가 리더하는 2위 그룹에서 충분히 체력을 비축한 뒤 막판 스퍼트로 결승점을 제일 먼저 통과합니다.
개인 경기이기는 하지만 같은 국가에서 두 선수 이상이 결승에 진출했다면 자국 선수들 간의 지나친 경쟁이나 추돌 혹은 메달 획득의 실패를 우려해 이런 작전을 고려했을겁니다. 그러나 유시민씨의 지적처럼 경기 전 누군가에 의해 희생될 선수와 막판 전력질주 할 선수가 정해진다는 건 분명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 현실적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썰전에서는 급속한 고도성장과 결과를 중시하는 성과주의 등이 빚어낸 결과라는 분석을 하고 있던데요. 분석은 분석이고 만약 여러분이 어린 정재원 선수라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유시민씨의 바람처럼 자신만의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 다행히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당장의 비난은 면하겠지만 메달 획득 실패와 작전지시 거부는 아마 더 이상 스케이트를 타지 못하는 결과까지를 예상해야 할 겁니다. 이건 어린 정재원 선수에겐 너무 가혹한 선택일 겁니다. 물론 이승훈 선수의 메달 획득을 위한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을 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진 않았을 게 분명하지만 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다시 한 번 국가와 개인, 사회와 개인, 공정한 경쟁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지점이기도 합니다.
문득 좋은 글들의 경쟁, 정당한 보상, 스팀잇의 발전에 대한 기여 등과 관련해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몇 자 더 추가합니다.
좋은 글에는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이게 제가 최근까지 가지고 있던 생각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생각을 바꿨습니다. 최소한 스팀잇이란 공간에서는 단지 좋은 글이 충분한 보상의 필요충분 조건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모자란 글이라도 충분히 스팀잇에 대한 기여도와 충성도(?)를 고려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한 보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최근 훈련되고 매끄러운 프로페셔널한 글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스팀잇 외연 확장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보팅하려다 잠시 그 분의 지갑을 확인해 봅니다. 스팀잇의 장점이기도 합니다. 뭘 하나 숨길 수가 없으니 ... 보상으로 받은 스팀달러를 열심히 인출해 가고 계십니다. 낮은 스팀파워까지 눈에 띕니다.
보팅을 해야할까요? 갑자기 머리 속이 복잡해집니다.
단순히 글만 중요한 곳이 아니라 소통과 기여 또한 고려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제가 프랑크톤을 면하고자 스팀업을 하는 순간 모든게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겁니다.
갑자기 유시민씨 이야기를 하다가 삼천포로 빠져버렸습니다.
제가 개인의 인출권까지 지나치게 확대해석하는 건가요?
아니면 다양성 측면에서도, 고립을 피하기 위해서도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일까요?
셀프 보팅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