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마광수 교수의 제자였던 분이 마교수에 대해서 포스팅한 글을 이곳 스팀잇에서 읽게 되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바라본 마광수 교수에 대한 그의 평가는 날카롭고 적확했다. 어쩌다 자신의 20대 제자에게 그렇게까지 모든 밑천을 다 보여줘 버렸는지 속상하기도 했다.
아니다. 그가 비범한 눈과 감수성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5개의 포스트로 이루어진 마교수에 대한 그의 기억과 평가는 나 또한 어떻게 마교수를 이용하고 외면했는지를 정확하게 상기시켰다. 지난 날 내 기억이 얼마나 작위적으로 편집, 조작되어 있는지도 그를 통해 새삼 깨닫게 되었다.
순간 나이 먹는 게 두려워졌다.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을 거라는 자괴감이 물밀 듯 온몸을 지배한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조차 극복하지 못했던 그 세월의 무게를 감히 내가 어떻게 역행할 수 있을까?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병이 그를 더 심약하게 끝으로 밀어 붙였을 것이다.
그렇게 좋은 눈을 가진 그의 제자는 그러나 율사의 길을 택한 것 같았다. 탁월한 글 솜씨가 법원 서류뭉치 속으로 묻혀버리는 것이 순간 안타까웠다. 그가 리스팀한 사람 속에 또 범상치 않은 이를 발견해 낸다. ‘민두노총’ 난 유머를 배우지 못했다. 하물며 블랙유머는 말할 필요도 없다. 슬쩍 천명관을 떠올린다. 아, 일타이피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난독증이였다가 유년의 다락방에서 텍스트를 발견하고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람까지 떠올리면 여긴 정말 24시간이 모자란다.
즐거운 스팀잇 라이프!
비교하면 지는 거라고 한다. 하지만 저들의 저 악마같은 능숙한 텍스트의 선택과 분배 그리고 생략을 보고 있노라면 비교 당하고 싶지 않은 본능이 꿈틀거린다. 스팀잇에 글을 올리는 것이 두려워진다. 가볍게 놀아보자고, 어떤 가능성도 열어두자고 시작한 스팀잇이 점점 나를 옥죄고 시험하려 한다. 또 얼마나 많은 날들을 시기와 경탄으로 저들의 글들을 읽어내려야 할까? 얼마나 많은 보팅으로 저들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하며 내 깜냥을 확인해야할까?
두려운 스팀잇 라이프!!
셀프 보팅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