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게 잘린 노란 망고가 유리병에 먹음직스럽게 담겨 있다, 우리 집 냉장고에.
그런데 사흘째 그대로 있다.
병을 열 수가 없어서이다. 유리병도 뚜껑도 모두 동그랗다. 게다가 미끄럽기까지 하다. 어디를 잡고 힘을 쓸 수가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삼 일 연속 도전했지만, 패배의 연속일 뿐이었다.
이솝 우화의 여우와 두루미가 이런 기분이었을까? 급기야 어젯밤에는 못으로 뚜껑에 구멍을 뚫을 생각까지 했었다. 한 번에 다 먹을 수 없으니, 멀쩡한 뚜껑도 필요할 것 같아 참았다.
오늘은 거기에 걸맞는 도구를 사갈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아닌가?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사야 한다, 도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