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김현석
출연 : 엄태웅(병훈), 이민정(희중), 최다니엘(상용) 등
‘시라노 에이전시’는 흔히 말하는 연애고자들에게 대신 연애를 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회사입니다. 은밀하고 조직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며 의뢰인에게 사랑을 선사해줍니다. 그들의 신조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 안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시라노 에이전시의 대표 병훈과 그를 따르는 작전요원 민영은 의뢰인 상용을 만나게 됩니다. 좋은 조건을 모두 갖춘 상용은 딱 하나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연애를 잘 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 그가 사랑에 빠진 여자를 얻기 위해 시라노 에이전시의 문을 두드린 것입니다. 그가 사랑에 빠진 사람은 희중. 하지만 그녀는 병훈의 전 여자친구입니다. 병훈은 이 의뢰를 거절하고 싶어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진행해야 한다고 하죠. 결국 병훈은 작업을 함께 진행하게 되고 작업을 하면서 희중과의 과거에 빠져 희중과 병훈이 함께 했던 일들을 각본으로 짜게 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희중과 병훈은 만나게 되고 믿음이 깨져버려 함께 지켜나갈 수 없던 그들의 사랑에 둘 다 추억에 잠시 젖게 됩니다. 상용은 낯선 남자와 함께 있는 희중을 보고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희중은 그런 상용을 보면서 과거의 상처가 또 한번 떠오릅니다. 결국 이 둘은 헤어지게 되는데요. 상용은 자꾸 희중이 아른거려 희중을 다시 찾게되고 그 둘은 다시 재회하게 됩니다. 병훈은 희중에 대한 상용의 마음이 진심으로 느껴지자 희중의 생각을 접어버리고 상용을 도와주고자 마음을 먹습니다. 드디어 희중에게 상용이 프로포즈를 하는 날인데요. 연애를 잘 하지 못하는 그는 시라노 에이전시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상용은 시라노에서 준비해주었던 대사를 긴장해서 까먹게 됩니다. 결국 병훈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대본이 없어진 상황에서 순발력으로 대사를 만들어 내는 병훈. 그 대사는 아마 병훈이 예전에 희중과 함께 했던 시절, 희중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결국 희중은 상용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합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 희중이 자꾸 떠오르는 옛 연인 병훈의 생각과 새롭게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상용 사이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참 궁금했습니다. 옛 연인과 새로운 사랑 속에서 갈등하는 모습에서 사실 병훈과 다시 잘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엔 상용과 새로운 사랑을 펼쳐나가는 것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 성경에 그런 말이 있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다. 한 때 저는 그 말을 이해 못했었습니다. 전 그 중에 믿음이 제일이라고 생각했었죠. 바보 같지만 한때 희중씨를 믿지 못해서 우리가 멀어졌던 적이 있었죠. 저는 사랑이 뭔지 모릅니다. 그래서 사랑보다는 믿음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었죠.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믿어서 사랑을 얻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믿는다는 것을. 그냥.. 조금만 더 사랑하면 다 해결될 문젠데..왜... 행복한 순간 그 때 알아차리지 못할까요. 희중씨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이제 깨닫습니다.”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에 나왔던 대사 중 하나입니다. 병훈이 자신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말을 상용의 입을 통해 뱉는 말이죠. 믿어서 사랑을 얻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믿는다는 말이 정말 가슴 아프고도 철학적으로 다가오더군요. 실제 시라노 에이전시같은 회사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몰래 도와주는 어떤 조직이 있을지도 모르는 사실이죠. 하지만 이런 에이전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 영화는 단순히 허구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사랑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사랑을 표현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