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대런 아로노프스키
출연 : 나탈리 포트만(니나 세이어스), 뱅상 카셀(토마스 르로이), 밀라 쿠니스(릴리) 등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는 현재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2017년보다 7살이나 어린 나이였다. 아직 다 자랐다고 할 수도 그렇다고 어리다고 할 수도 없는 애매한 나이에 접한 이 영화는 그 당시의 나에게는 조금 어렵고 이상한 영화였다.
뉴욕의 한 발레단의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니나는 연약하지만 자신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백조의 역에 딱 맞는 발레리나였다. 백조의 호수를 주제로 한 공연을 준비하고 있던 토마스는 백조의 호수를 하얀 백조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흑조 즉, 블랙 스완을 등장시키는 이야기로 각색하고자 한다. 흑조는 백조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등장하는데, 도발적이고 관능적인 모습을 보여야하는 흑조를 연기하기에 니나는 무언가 부족해 보인다. 어머니의 밑에서 완벽함을 추구하며 자라왔던 니나는 어머니의 보호 밑에서 자라나는 온실 속 화초와 다름없다. 그러던 중, 릴리가 새로 단원으로 들어오게 되고, 니나처럼 훌륭한 발레실력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관능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압도하는 것은 니나보다 한 수 위. 이런 그녀는 점점 니나와 비교되며 찬사를 받게 된다. 흑조로 환호 받는 니나와 백조로 환호 받는 자신. 자신이 더 나음에도 불구하고 관능미를 내세울 수 없다는 이유하나만으로 흑조로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녀는 점점 자신을 흑조에 대입시키며 망상에 빠지게 된다. 결국 니나는 오랜 노력 끝에 백조의 호수 주인공 역을 따내지만, 아직까지도 부족한 흑조의 모습에 자신을 끝까지 몰아붙이며 연습하고, 계속해서 자신이 인정하는 흑조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릴리에게 온 시선을 빼앗긴다. 지속적인 열등감에 시달리며 자신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던 니나. 릴리가 자신을 해하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으려 한다는 환상에 시달리던 그녀는 결국 릴리를 깨진 유리로 찌르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니나의 환상. 찌른 것은 릴리가 아닌 니나 자신이다. 자신이 유리에 찔린 줄도 모르고 공연에 올라간 니나는 블랙스완을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그리고 자신이 유리로 찌른 상처를 가진 채 마지막 무대의 엔딩을 장식하고는 결국 숨을 거두게 된다.
한 의사는 이 영화를 정신분열증을 가장 잘 표현해낸 영화라고 이야기했다. 이 리뷰에서 모든 것을 다 담아낼 수는 없지만 사실 니나의 정신분열증과 강박증은 니나 자신이 만들어낸 부분도 있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니나를 순수한 어린아이로만 다루고 있는 것도 분명한 작용을 한다고 본다. 이 영화를 처음 접했을 때에는 단순히 조금은 무서운 스릴러장르의 이해하기 어려운 심오한 내용의 영화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몇 년이 채 흐르지 않은 지금 다시 영화를 접해보았을 때에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그 동안 나도 니나처럼 열정적으로 무언가에 집착했던 경험이 생겼기 때문일까? 만약 나처럼 이 영화를 단순히 의아스러운 영화로만 생각했던 사람이면 다시 한 번 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2011년 5개 부문의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이유가 있다는 영화인 것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