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공항이다.
그 전에 유럽 여행오면 꼭 들려 며칠 묵던 파리였다. 하지만 이번엔 그냥 경유라 공항에서만 세시간 대기했다.
우리가 너무 좋아해 벌써 3번이나 왔던 파리인데, 이번까지 4번이라해야 하나?
아무튼 공항에서 파리스런 음식을 또 사먹었다.
남편이 갑자기 왜 그리 자꾸 먹냐고 한다.
음... 나도 모르겠네?
그냥 매일 열심히 걸었는데, 그걸 안하니 열심히 먹나?
아무튼 뭐가 자꾸 먹고 싶다.
스페인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먹은 거 같기도 하고, 파리를 느끼고 싶어서 또 먹는 거 같기도 하다.ㅋ
나도 모르겠는데, 뭐가 자꾸 먹고 싶다.

파리에서 탄 에어프랑스 비행기이다.
헉! 비행기가 2층 비행기다.
남편이 "우리 좌석 번호는 계단 올라가서 타라는데?"라고 했을 때, 내가 "이봐요~ 비행기가 이층이 어딨어?" 그랬는데, 진짜 2층 비행기다.
우린 처음 보는 비행기라 완전 신기했다.
잘 보면 비행기 창문이 이층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에어 프랑스 서비스 정말 좋다.
그리곤 11시간의 긴긴 비행 시간이 시작되었다.
산티아고에서 10시간 힘들게 걷는 것보다 비행기 타고 11시간 앉아 가는 게 더 힘들다.
지루한 비행시간을 참고 우리는 상해에 도착했다.
상해 푸동공항에 내려 가까운 호텔에 묵었다.
갈때 환전한 중국돈도 많아 저녁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맛있게 먹었다.
길거리에서 5원이면 국수 한그릇 먹던데, 호텔 레스토랑에서 먹느라 242원이나 들었다.
우리 돈으로 하면 겨우 삼만원에 호텔식을 먹은 거지만, 그래도 엄청 비싸다.
다음에 상해에 오래 여행할 일이 생기면 5원짜리 국수도 꼭 먹어보고 싶다.

이 사진은 내가 한달 동안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정확히 보여주는 비교 사진이다.
팜플로냐에서 출발한지 이틀째 되는 날과 산티아고에 도착하기 이틀 전 내 사진이다.
우린 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걸을 때 입을 옷 한벌과 잘 때 입을 옷 한벌만 가지고 갔었다.
걸을 때 입은 옷은 숙소에 와서 손빨래하고 손으로 짜서 널어 놓아도 스페인의 태양이 너무 강렬해 한두시간이면 다 마른다. 그래서 처음에 가지고 있던 여분의 옷을 걷기 시작한지 며칠 만에 다 버려버렸다.
그러다 보니 사진이 비교가 아주 잘 된다.
첫 사진은 모자도 예쁜 보라색이었고, 티셔츠도 원색이 살아 있고, 흰티도 새하얀색이었다. 특히 가방이 예쁜 보라색이었다.
그런데 두번째 사진을 보면 모자와 티셔츠도 색이 바래고, 흰티는 색이 칙칙해지고, 특히 가방이 거의 흰색으로 바래있다. 게다가 가방에 뭔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겨우 한달에 뭐가 바뀌었겠냐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많이 바뀌었다.

남편의 얼굴도 많이 바뀌었다.
팜플로냐에서 시작하는 날과 산티아고에서 끝나는 날의 남편의 얼굴이다.
얼굴색이 완전히 달라지고 표정도 아주 밝아졌다.
살도 많이 빠졌다.

남편이 핸드폰 지도에서 우리가 묵은 숙소마다 핀을 꽂아두었다.
저렇게 매일 걸으며 매일 힘든 여정을 풀었던 숙소들이 지도에 하나하나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스페인의 지도에서 북쪽 지방의 동에서 서로 가로 질러 걸어간 것을 알아볼 수 있다.
멋지다, 우리~!
산티아고의 전체지도를 마지막으로 우리의 여행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내일 새벽 비행기라 일찍 잤는데, 이런 밤 12시에 깼다.
산티아고에 있었으면 씨에스터 낮잠을 즐기고 저녁 만찬을 먹으러 나가는 시간이라 낮잠에서 깨듯 잠에서 깬 것이다.
아직 우리 생체 리듬은 산티아고에 있다.
그리고 우린 그곳의 시간을 몸에 기억하며 제주도로 돌아왔다.
산티아고를 걷는데 한달이 걸렸고, 산티아고 여행기를 스팀잇에 쓰는데 일년이 걸렸다.
난 이제 뭐든 장기전을 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생겼다.
스팀 가격이 오르는데 아무리 오래 걸려도 난 즐기며 버틸 수 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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