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를 그리다) 산티아고에 소매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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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 무리에서 한참을 걷고 있는데, 외국 소녀들이 서너명 무리지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고 있었다.
‘어? 이건 소매치기 소녀들의 수법인데?’
유럽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소녀들 서너 명이 무리지어 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서명을 받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서명 종이에는 장애인을 돕기 위한 서명을 받는다는 것이 그림이랑 같이 설명되어 있다. 언뜻 보면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소녀들처럼 보인다.
하지만 소녀들이 내민 종이에는 단순히 서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과 주소, 이메일 등 좀 많은 것을 적게 되어 있다.
소녀들의 부탁에 응하느라 그걸 붙들고 하나하나 적고 있는 사람을 다른 소녀들이 뒤에서 살짝 가방을 뒤져 지갑 같은 것을 소매치기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유럽에서 이런 소녀들 무리를 만나면 단호하게 “No!”라고 말하고 피해야 한다.
우리는 전에 유럽 여행을 할 때 이런 소녀들을 많이 봤던 지라 금방 알아차렸는데, 몇몇 사람들은 그들의 설명을 듣느라고 붙들려 있었다.
그래도 금방 눈치채고 서명을 하느라고 시간을 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던 듯, 소녀들이 가지고 있는 종이에는 서명이 거의 없었다.
우리도 의심은 가지만 딱히 물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언어도 정확히 통하지 않을 것 같아서 안타깝지만 그냥 피해서 지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계속 걸으면서 “어떻게 산티아고까지 저런 아이들이 진출했지? 순수한 마음으로 걷는 순례자들이 저런 소녀들에게 소매치기 당한다면 아주 많이 실망할텐데.
저 아아들은 도대체 어디부터 걸어오면서 저렇게 나쁜 짓을 하는 것일까?” 등의 이야기를 했다.
여기부터는 단순한 순례자들보다 휴가를 즐기며 산티아고 길을 체험하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그런 휴가객을 대상으로 저 소녀들이 이곳까지 왔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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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우리는 걸으면서 외국 친구들에게는 서로 불편한 이야기라 말하기 그렇고, 한국 사람들이라도 알고 주의하라고 말해주기로 했다.
공석찬과 권대열 형제를 만났는데, 그들도 처음 듣는 얘기라며 자기들은 붙들려 서명을 하려다가 너무 요구하는 것이 많아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뿌리쳤다고 한다.
광주에서 오신 아저씨들도 잘 모르는 얘기라며 못 알라듣는 말을 자꾸 하길래 거의 도망치듯이 피했다고만 하신다.
유현숙씨는 며칠 전 우리랑 같이 저녁 먹으면서 우리가 유럽 여행에서 조심해야 할 소매치기 유형을 이야기해줄 때 잘 들었어서 눈치를 채고 피했다고 한다. 그래도 산티아고까지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적지 않게 놀랬다고 한다.
정말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첫번째로 만난 바에서 아침을 먹으려고 자리를 잡았는데, 어제 우리 숙소에 같이 묵었던 로멘스 커플이 그 바에 있었다.
같이 합석을 해서 이야기를 해보니 아저씨는 벤뚜아라는 스페인 사람이고, 아주머니는 마리라는 프랑스 사람이었다.
이 커플은 참 희안하다. 둘이 각자 스페인말과 프랑스 말로 대화를 한다. 옆에서 들어보면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참 신기했다. 사랑의 힘일까?

둘다 영어는 한마디도 못한다. 벤뚜아는 말이 엄청 많은 수다쟁이 사랑꾼인데, 우리에게도 스페인말로 수다 폭탄을 퍼붓는다.
마리는 프랑스말을 수줍게 하면서 우리가 하는 말은 벤뚜아가 스페인 말로 통역해주면 그걸 또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끄덕 한다.
게다가 나도 스페인 아저씨의 말을 듣고 대충 알아들으니,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는 한참을 재미있는 대화를 했다.
남편 말이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한국어로 말을 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란다. 생각해보니 그렇다.ㅋ
다들 상대의 말을 알아듣고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느낌으로 대화를 하고 있으니까.

우리가 이렇게 한참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경찰차 하나가 지나간다.
경찰차를 보고 벤뚜아가 마리에게 스페인말로 뭐라뭐라 하는 것을 대충 내가 눈치로 들어보니 벤뚜아가 전화로 산티아고 길에 소매치기 아이들이 있다고 신고를 한 것 같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소매치기하는 그 아이들이 매우 나쁜 아이들이라고 흥분해 있었다.
벤뚜아는 사랑에도 열정적이지만, 의협심(?)도 많은 사람 같았다.

전에도 많이 느꼈지만 스페인 사람들에게는 산티아고 길은 아주 자랑스러운 길이다. 모든 사람들이 이 길에 대한 자부심으로 순례자들에게 정성껏 대해주는데, 소매치기라니, 아마도 스페인 사람이었던 벤뚜아에게도 매우 화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한참을 걷다가 그 소녀들을 또 만난 걸 보면 아마도 경찰들을 보고 이 소녀들이 도망을 친 듯하다.
아까도 역방향으로 걷고 있던 소녀들이 한참을 가서도 다시 역방향으로 걸어오는 걸 보면 경찰이 오자 도망갔다가 다시 온 듯하다.
이들은 분명 순례자들을 대상으로 뭔가 나쁜 짓을 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도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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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에서 볼 거란 생각하지 못한 소매치기를 보고 그들을 잡겠다고 경찰차가 왔다갔다하고 하는 생각지도 않은 분위기에 한참을 걷는 동안 사진도 거의 안 찍고 소란소란스러운 구간을 한참을 걸었다.

이 글은 2017년 6월 10일부터 7월 8일까지 산티아고 길을 걸었던 우리 부부의 찬란한 추억이 담긴 글입니다. 사진은 대부분 남편(lager68@lager68)이 찍었습니다. 글은 제가 썼는데 많이 미숙한 글입니다. 그럼에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산티아고를 그리다) 산티아고에 소매치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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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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