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안전자산일까, 위험자산일까? 금을 장롱 속에 넣어 두고 ‘난리’날 때 사용하려는 사람에게는 안전자산이지만, 금 시장에서 사고팔면서 돈을 벌어보려는 사람에게는 위험자산이다. 이처럼 금은 고유한 위험이 있는 게 아니라 어떤 프레임(틀)으로 보느냐에 따라 안전자산이 되기도, 위험자산이 되기도 한다. 재테크를 할 때도 투자할 자산을 어떤 프레임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
첫째, 소득프레임이다. 표면금리가 2%인 10년 만기 장기국채는 6개월마다 원금의 1%에 해당하는 이자소득을 10년 동안 주기 때문에, 만기까지 가지고 있으면 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이자는 받는다. 하지만 금리가 1% 오르면 가격이 8% 정도 하락하므로 가격변동이 큰 편이다. 이 국채는 꾸준하게 이자를 얻으려는 소득프레임을 가진 사람에게는 안전한 자산이지만 가격 변화에서 수익을 얻으려는 사람에게는 꽤 위험한 자산이다.
사회간접자본과 관련된 인프라펀드도 매년 일정한 배당금을 지급하지만, 주식시장이나 펀드 수급 상황에 따라 펀드가격은 마구 오르내린다. 배당금 지급이라는 소득프레임에서는 안전하다. 그러나 자산가격 프레임에서는 위험한 자산이다. 노후에 이런 펀드를 사 두고 월급처럼 받겠다는 소득프레임으로 보면 은퇴자들이 반길만한 자산이다.
둘째, 장기프레임이다. 주식은 투자기간에 따라 수익이 마술을 부린다. 주식은 단기적으로 투자하면 운이 좋을 때 가끔 돈을 벌고 대부분 잃을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운에 관계없이 꾸준히 돈을 벌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보면, 1년 기준으로 볼 때는 80% 오른 해도 있고 50% 떨어진 해도 있다. 그런데 투자기간을 10년 단위로 보면 원본 손실을 본 적도 없으며 평균수익률이 8%를 넘는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1950년부터 지금까지 마이너스를 보인 해를 찾아보면, 1년 투자 기간으로 18번이 되는 데 반해(수익률이 -40%에 육박한 해도 있다), 10년 투자기간으로 보면 5번(모두 -5% 미만)이다. 좀 더 투자기간을 늘려 20년 단위로 보면 마이너스를 보인 때가 한 번도 없었다. 여러분은 단기투자를 택할 것인가, 장기투자를 택할 것인가? 프로 도박사는 단기에 올인을 해서 큰돈을 버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을 한다. 재테크를 하는 사람도 후자를 택해야 한다.
재테크를 할 때 많은 사람이 ‘올해’ 어떤 자산의 ‘가격이 오를까’를 질문한다. 전형적으로 단기적이며 자산가격 프레임으로 재테크를 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가에 따라 비중을 줄이고 늘려서 기분만 좋지 정작 수익은 별로 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프레임을 가진 사람은 채권금리가 올라서 채권가격이 떨어지면 채권펀드를 팔고 채권금리가 하락해서 펀드 수익률이 좋아지는 것을 보고 채권펀드에 가입한다. 이러다 보니 채권펀드 투자를 하면서 이자보다 더 낮은 수익을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단기·가격프레임이 아닌 장기·소득프레임으로 재테크를 하면 시간이 갈수록 수익이 굳건해지는 힘을 발휘한다. 마치 달리기 잘하는 선수의 막판 탄력성 같은 것이다.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서는 프레임부터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