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만 도려내는 부부싸움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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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마음을 벤다

우리나라에서 하루 평균 몇 쌍이 결혼을 할까? 2006년 통계에 따르면 하루 911쌍의 커플이 박수갈채 속에 웨딩마치를 올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하루 평균 몇 쌍이 이혼을 할까? 2006년에 12만5천쌍의 커플이 가정을 등졌다고 한다. 하루 평균 342쌍이다. ‘밤마다 헤어지는 것조차 아쉬워서’ 결혼을 한 이들의 1/7이 10년도 못 살고 헤어진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왜 이렇게 이혼율이 높은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삶들이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법정스님은 사랑을 일컬어 ‘찬란한 오해’라고도 했는데, 이런 오해가 결혼생활에서 현실로 드러나면서 갈등이 불거지는 것이다.

특히 미혼여성들은 남자다움과 남편다움을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들은 남자다움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터프함이나 카리스마에 빠져, 그의 어깨에 기대고 품에 안기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 멋진 연인이 과연 남편이 되어서도 언제 어디서나 팔을 내어줄까? 일단 결혼하고 나면 “피 안 통해, 머리통 치워.”하며 돌아눕는 남자들이 더 많다. 반대로 ‘아가씨’에서 순식간에 ‘아줌마’로 돌변한 아내에게 실망하는 남편도 적지 않다. 그게 현실이다.

이처럼 서로에 대한 기대치와 현실이 너무 다르니 부부싸움을 안 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게다가 성(性)은 물론 자라온 환경도 다른 사람들인 만큼 갈등을 피할 수는 없다. 다만 평생 동안 가족을 이루며 살 사람들이니 싸움을 하더라도 마음을 다치게 하지는 말아야 한다. 상처만 잘 도려내는 싸움의 기술이 필요하다.

칼로 물을 베는 싸움의 기술

가장 중요한 기술은 ‘한 가지 사안’만 놓고 싸우는 것이다. 다혈질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싸우다가 종종 엉뚱한 걸로 감정이 격해진다. 예를 들어 자동차 사고가 나면 잘잘못을 가리고 끝내야 하는데 결국은 “어따 대고 반말이야? 당신 몇 살이나 먹었어?”하면서 나이 확인한다고 주민등록증을 들이미는 경우가 많다.

부부싸움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양말 뒤집어놓은 걸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엉뚱하게 결혼할 때 해온 혼수문제나 시부모 험담으로 번지는 게 부부싸움이다. 감정이 상하면 상대의 약점만을 골라내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러면 부부싸움이 칼로 물 베기가 아니라 칼로 마음 베기가 돼버린다.

칼로 마음을 베지 않으려면 ‘3비’를 피해야 한다.

먼저 ‘서로 비교하는 말’을 삼가야한다.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말이다. 남편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옆집 아빠와 비교하는 것이고, 아내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은 여자 연예인이나 회사 여직원들을 칭찬하는 말이다. 나아가 상대의 가족이나 아이들을 끌어들여서 말하는 것도 금물이다.

두 번째, ‘서로 비난하는 말’을 삼가야 한다.

아내가 하루종일 애들 돌보느라 힘들다고 말하면 “그것 조금 했다고 뭘 그래? 나는 (직장에서) 죽다 살아왔구먼.”이라고 대답하고,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 “나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 몸이 다 아파.”라고 한 술 더 뜨는 남편들 때문에 이 땅의 아내들은 속이 상한다.

세 번째, ‘서로 비아냥거리는 말’을 삼가야 한다.

남편과 아내가 침대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나누는 대화다. 아내가 “자기야, 만약에 5분 후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뭘 할거야?”하고 물었다. 남편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아내를 의식한 듯 “당신과 마지막으로 찐하게 사랑을 나누지, 뭐.”했다. 그 말을 들은 아내가 물었다. “그럼 남은 3분은 뭐해?”

땅을 굳게 하는 화해의 기술

싸우는 기술만큼 중요한 것이 화해의 기술이다. 특히 부부싸움은 의식구조가 다른 남녀 간의 갈등이기 때문에 화해가 쉽지 않다.

남자들끼리는 서로 싸우고 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괜찮아.”하고 어깨를 툭툭 치고는 감정을 푼다. 그러나 여성들은 다르다. 아내가 “괜찮아”한다고 그걸 그냥 믿고 이제 끝났다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

길거리를 지나가는데 아내가 상점의 액세서리를 보고 “어머, 예뻐라!”하고 감탄한다. 무슨 뜻이겠는가? 맞다. 당연히 사달라는 말이다. 그런데 남편들은 그걸 굳이 물어본다. “사줄까?”

그러면 아내는 “괜찮아” “됐어”라며 손사래를 친다. 문제는 지갑을 꺼내던 남편들이 그 대답에 지갑을 도로 집어넣는다는 것이다.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아내의 마음은 섭섭함으로 바뀌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