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풍속이 예로부터 세시를 중히 여겨 /
흰머리 할아범, 할멈들이 신이 났네 /
둥글고 모난 윷판에 동그란 이십팔 개의 점 /
정(正)과 기(奇)의 전략전술에 /변화가 무궁무진하이 /
졸(拙)이 이기고 교(巧)가 지는 게 더더욱 놀라우니 /
강(强)이 삼키고 약(弱)이 토함도 미리 알기 어렵도다. /
늙은이가 머리를 써서 부려 볼 꾀를 다 부리고 /
가끔 다시 흘려 보다 턱이 빠지게 웃노매라.”
위는 고려말-조선초의 학자 목은 이색이 쓴 ≪목은고(牧隱藁)≫에 나오는 이웃 사람들의
윷놀이를 구경하면서 쓴 시입니다.
이 윷놀이를 할 때 던져서 나온 윷가락의 이름은 하나를
도, 둘을 개, 셋을 걸, 넷을 윷, 다섯을 모라 부르는데,
이는 끗수를 나타내는 말이지요.
이 도,개,걸,윷,모는 원래가 가축의 이름을 딴 것으로 봅니다.
곧 도는 돼지[豚]를,
개는 개[犬]를,
걸은 양(羊)을,
윷은 소[牛]를,
모는 말[馬]을 가리킵니다.
먼저 도는 원말이 ‘돝’으로 어간(語幹) 일부의 탈락형인데 돝은 돼지의 옛말로 아직도
종돈(種豚)을 ‘씨돝’이라 부르고, 또 일부 노인들 사이에는 돼지고기를 ‘돝고기’라 부르지요.
개는 지금도 개[犬]이며,
걸은 지금 양(羊)이라 부르는 가축의 옛말입니다.
또 윷은 소[牛]로 사투리에 “소”를 사투리로 슈,슛,슝,중,쇼라고도 하는데
여기의 “슛”이 윳으로 변하였다가 윷으로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는 말[馬]인데 사투리에 몰·모·메라는 말이 있음을
보면 알 수 있지요.
이들 가축은 옛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큰 재산이었고
또 일상생활에 있어서는 가장 친밀한 짐승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가축의 이름과 함께 몸의 크기를 윷놀이에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곧 몸 크기의 차이를 보면 개보다는 양이, 양보다는 소가, 소보다는
말이 더 크기 때문에 그렇게 끗수를 정한 것이지요.
우리의 전통 윷놀이의 특징은 위 시에서 나오는 말처럼
서투른 사람이 노련한 사람을 이길 수도 있는
무궁무진한 변화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