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중국 주재원 A가 있다. 우리는 업무상 중국 거래처들도 많으니 A와 연락할때는 ‘wechat’이라는 중국의 카카오톡 비슷한 메신저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중국인구의 대부분이 쓴다고 하는 wechat의 이용자는 약 6억명!
그런데 저번주 어느날 아래와 같은 중국말로 A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A는 나한테 한번도 중국말로 말을 걸어온 적이 없어서 의아해하던 참이었다. 게다가 중국돈이라니? 그로부터 조금 뒤 나에게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이 해킹을 당했으니 돈을 보내지 말라는 것이었다. 나야 항상 한국말로 걸어서 일단 의심을 했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진짜 문제는 자신의 주소록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저 메시지가 발송된 것이었다. 해커가 비밀번호를 바꿔버리고 해당 계정의 송금처를 해커의 계좌로 바꿔버린 거였다. 이 모든 게 wechatpay로 가능했다.
문제가 된 기능 wechatpay란 우리나라의 xxx페이 같은 간편이체&결제서비스로 이미 중국에서는 공과금납부에서부터 구멍가게까지 전부 가능하다. 그저 서로 얼굴을 맞대고 계좌로 송금하면 그만이니까. 세뱃돈 조차도 위챗페이로 주고받는 세상이다. 이 서비스는 중국 내 휴대폰번호와 개설된 계좌만 있으면 이용 가능하다.
이 간편한 점이 칼날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A가 지인으로부터 일일이 연락을 취해 알아본 피해 상황으로는 이미 11명이 송금을 완료했다고 한다. 거래처사람, 지인, 친구 등등... 한화로 약 400만원이다. 그리고 약삭빠르게도 이체가 온 것을 확인한 해커가 다시 한번 연락을 취해 조금만 더 빌려달라는 명목으로 연락을 해왔다는 걸 들었다. 참으로 영리하달지...
우리는 참으로 편리한 시대에 살고 있다. 폰 하나만 있으면 구매나 이체가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그런데 그에 걸맞은 보안은 따라오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완벽한 보안시스템은 갖추지 못할 망정 책임을 떠넘기느라 Active X가 투성이다. 그리고 고객의 짧은 패스워드를 탓하며 특정길이 이상 + 특수문자까지 끼워 넣으라 난리다. 그렇다고 안 뚫리겠는가? Wechat이 중국어플이라서 상대적으로 취약하지 않겠냐고? 이런 일이 우리에게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앞으로 이런 인터넷결제나 송금시스템이 발전하려면 그에 걸맞은 보안시스템이 우선이라 생각된다. 현재 인터넷 금융시스템을 잡고 있는 그들에게 이익극대화도 좋지만 그만큼 보안시스템에 투자하길 개인적으로 바래본다. 해킹으로 무너진 시장의 신뢰는 쉽사리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