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코인이나 주식투자가라면 어떤 사람들이 떠오르는가?
주로 데이트레이딩을 위주로 하는 아래와 같은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왠지 전문가 같은 포스...무언가 계속 하는 느낌...수없이 즐비한 거래내역... 나도 한때 이러한 길이 개미가 유일하게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 믿었다.
오래 전 나는 어학연수를 가기위해 아르바이트로 모으던 작지만 소중한 돈 백만원을 그 당시 주식시장에 투자하였다. 그리고 극한의 단타법인 스캘핑 매매법으로 주식을 시작했다.
- 스캘핑 매매법이란?
해당 투자상품을 하루에 몇분마다 사고파는 방법. 언어의 기원인 스캘핑은 아메리카 원주민이 전쟁 후 전리품으로 적의 가죽을 조금씩 벗겨 보관하는것에서 비롯되었다. 이처럼 변동폭을 이용해 마치 '벗기듯이' 작은 이윤을 노리며 정해진 퍼센트에 따라 칼같이 손익과 손절매를 하는것이 핵심!
주식시장은 (코인판에 비할 바 못되지만) 하루종일 요동쳤다. 거래할 당시 나는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다. 매매타이밍을 놓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게 이 매매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밥도 모니터를 보면서 간단히 때웠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 차트를 보며 연구했고 남이 분석한 글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야금야금 자본금이 쌓여가면서 약간의 오만함도 생겨났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그 날은 아무런 전조도 신호도 없었다. 평소와 같이 무난한 분위기...별 다른 뉴스도 없었고 차트상 어떠한 신호도 감지 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갑자기 분봉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쏟아지는 매물들...평상시와 다른 심상치 않은 느낌에 나는 급히 예상 매도가를 넣었지만 체결되지 않았다. 이미 가격이 한참 떨어져버린 것이었다. 당황한 나는 새로운 매도가를 계속 써내려갔지만 그럴수록 하염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시세...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순식간에 하한가로 가버린거였다. 그리고 짧막한 뉴스가 떴다...회사의 대표 프로젝트 대실패...그간 그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없이 치솟았던 그 종목은 반대로 기대감이 날아가자 패닉셀로 변환되었다. 어이가 없었다. 순식간에 잔금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그렇게 내 첫 하한가를 맞았다.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 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다음날 반동폭이 있긴 했지만 그리 크지 않았고 소위 멘붕에 빠진 나는 그대로 손절하고 주식판을 떠났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착실히 다시 돈을 모으고 있었다. 그 중에 나랑 친해진 손님 분이 있었다. 그 분은 사장님 지인으로 소위 '슈퍼개미'라 불리는 분이었다. 그 분의 일상은 아침에 골프 한판 돌고 점심때 호텔 사우나와 식사를 마치고 여유있게 당구장에 들리시는 분이었다. 아직 미련을 못버린 내가 그 분에게 주식에 대해 슬쩍 떠보았다. 최근에 눈에 가는 종목이 있냐고. 못이기는척 대답해주는 그분의 답변에서 나온건 "다음"이었다.
'다음'을 듣자마자 나는 의아했다. 지금이야 카카오가 합병해서 거대한 기업이 되었지만 그 당시 다음은 1인자 네이버에게 엄청 밀리는 모습이었다. 특히나 IT종목은 1인자가 큰 포지션을 가져가는지라 다음에는 더더욱 희망이 없어 보였다. 그저 나를 놀리는 말이겠거니 하고 넘어갔었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정도 지났을까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나는 가끔 시세를 확인하곤 하는데 거기에 다음이있었다. 그리고 다음이 폭락한 사실을 알게된다.
(그 당시 그래프)
68,753을 기록하던 당시 다음 주가가 25,430까지 떨어진것이다. (손실률 63%) 지금 코인판은 등락폭 제한이 없어서 감이 잘 안와닿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주식의 63%는 정말 '한강가기 직전'의 손실률이다...나는 그 사실에 대해서 그분께 다음 폭락에 대해 조심히 물었다. 그리고 그 분에게 받은 답변은 앞으로 나의 투자의 지침석이 된다.
"회사에 대한 기본자산인 펀더멘털이 전혀 변화가 없는데 시세가 그렇게 떨어졌다는건 말야. 기회야! 엄청나게 저평가 되어있는거지. 추매(추가매수) 들어가야겠다!"
나는 솔직히 그분이 잘 이해가 안갔다. 떨어지는 장에서 추매하는건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소위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복구를 하더니 14만까지 치솟았다! 450%가 증가한거였다.
나중에 우연치않게 그분과 한잔 할 기회가 생겼다. 취기에 용기가 난 나는 그 분에게 물었다. 솔직히 그 당시 무섭지 않았냐고? 그 하락장에 어떻게 버틸 수 있었고 오히려 추매를 할 생각까지 하셨나고. 그 분은 상대적으로 네이버의 아성에 가려있는 다음의 저력을 분석하셨고 공부하셨다고 한다. 심지어 회사를 찾아갈 정도였다고...그리고 그러한 공부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신념을 쌓았다고 했다. 그 신념을 바탕으로 아무리 흔들어도 무너지지않는 멘탈을 가지고 오히려 추매라는 역발상까지 하게됐다고 했다.
그 후로 나는 예전과 달라졌다. 어떤 종목도 공부없인 들어가지 않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도로 자료를 모으고 공부한다. 그 분처럼 회사를 찾아갈 정도의 열성은 보이지 못하지만...이건 누가 시켜서 해야하는 공부가 아닌 소중한 내돈을 지키기 위한 공부이다! 그 후에 판단이 서면 매수 후 펀더멘털이 무너질때까지 절대 매도버튼을 누르지 않는다.
물론 코인을 공부한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다른언어(주로 영어)로 소식이 전해지며 비전문가가 판단할 수 있는 자료는 얼마 없다. 하지만 여기 스팀잇에선 각종 코인에 대한 분석을 여러각도를 통해서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부를 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존버를 해보는건 어떨까??
나는 요즘 코인판이 그때의 다음폭락장과 자꾸만 겹쳐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