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방송에서 ICO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문득 들은 생각이 있어서 적어봤습니다.
"두껍아 두껍아 헌 코인 줄게 새 코인 다오."
영어로 ICO는 Initial Coin Offering의 약자인데, 거창한 표현을 덜어내면 사실 코인을 파는 것입니다. 새로운 암호화폐를 만드는 회사에서 일반인에게 코인을 예약 판매하는 것입니다. 구매하는 사람은 현금이 아니라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으로 지급하고 새 코인을 받게 되는 것이고요. 그런데 코인 판매를 ICO로 처음 부른 사람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작명의 대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왠지 멋진 용어라서 자꾸 끌리네요.
“ICO는 IPO와 비슷하지도 않을뿐더러 투자 위험이 극도로 높다."
주식 시장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하고 이름 한 글자만 다르지만, 내용은 사뭇 다릅니다. 코인을 개발하여 파는 회사의 입장에서는 일반인에게 공개해서 투자금을 모은다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을 수 있지만, 일반 투자자는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로부터 직접 사는 것입니다. 그것은 투자자 입장에선 아주 큰 차이죠. 공개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일반 공모를 할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고 심사 해야하는 IPO와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ICO는 그저 웹사이트에 게시한 백서 하나 달랑 있을 뿐 모든 위험은 투자하는 개인이 알아서 감내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짜와 사기가 많습니다.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코인도 투자를 받겠다고 코인 판매를 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런 코인을 사는 사람도 있고요. 텔레그램이 코인을 만든다고 하니까, 가짜 ICO 사이트가 정말 많이 늘었습니다. 가짜가 너무 잘 만들어져서 감동적인 사이트도 있었는데요, 정말 만원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 들더군요.
"성공한 ICO, 실패한 ICO, 그저 그런 ICO"
ICO 역사는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으니 자세한 것은 그것을 살펴보시면 될것 같습니다만, 저는 가장 성공한 ICO는 이더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12시간 만에 2십3억 불을 모았다는 기록도 대단하지만, 뷰테린의 빛나는 백서는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많은 사람이 감화감동을 했고 그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이끌어낸 투자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성공한 ICO가 있지만 가장 성공한 ICO 한 개를 손꼽으라면 저는 단연코 이더리움 ICO라고 생각합니다.
2017년은 정말 ICO가 봇물 터지듯 늘어났습니다. ICO에 약 $6 billion dollar가 넘는 자금이 모였다고 하고요, 한 달에 약 50개 코인이 ICO를 했다고 합니다. 올해는 훨씬더 늘어날거라 전망하더군요. 이들 코인에 대한 투자가 당연히 모두 성공으로 연결되지는 않겠지요. 작년에도 상위 20개 코인을 제외한 나머지는 실패했거나 그저 그런 ICO에 그친 것이라 하더군요. 물론 시간이 더 지나면 그저 그런 ICO로 생각했던 코인이 발전해서 더 성장할 수 있지만, 경쟁도 그만큼 더 치열해 지고 있어서, 코인이 나름의 비즈니스를 형성하고 규모있게 성장하는 것은 더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리버스 ICO는 과연 알수 없는 코인의 미래에 대한 대안인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백서만 온라인에 공개하여 투자금을 모으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우 불안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기존에 오래 사업을 하고 신용이 쌓인 기업이 ICO를 한다고 하면 더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기존 사업 아이템을 코인으로 만드는 소위 "리버스ICO"를 하는 건 이제 보편적인 행보 같습니다. 인터넷 기업이 코인을 만들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할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2017년 많은 ICO 사기와 투자자들이 시행착오 덕분에 기존 기업의 리버스 ICO가 덕을 보고 있는 셈이죠.
"돈이 모인 곳에 돈이 더 모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돈이 많이 모인 ICO에 더 마음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인 공개 코인 세일에 앞서 미리 수 천억 원이 모였다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 돈이 모였으니 안심하고 투자해도 되겠군.’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겠죠. 그런데 큰 규모의 코인 세일이 아니라도 참 잘 쓰여 있는 백서도 많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합의 알고리즘이 가장 궁금한데, 그것을 잘 설명한 백서는 어느 정도 신뢰가 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코인도 여러 가지 사업 모델을 갖고 있고 향후 자리를 잡는 데까지 훨씬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니 돈이 모이는 곳에 자꾸 더 돈이 모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기존 인터넷 공룡이라 불리는 기업의 "리버스 ICO"에 더 집중되고, 결국 혁신보다는 안정 지향적인 그저 그런 사업만 늘어나는 게 아닌가 아쉬운 마음도 들더군요. 이를테면, 그저 싸이월드 도토리가 코인으로 바뀌는 느낌...
Blockchain Times 창간호!
며칠 전 페이스북 친구인 정 주필님을 만났습니다. 블록체인 타임스라는잡지를 창간하셨더라고요. 저에게도 몇 권을 주고 가셨는데 내용이 참 알차고 유익했습니다. ICO에 대해 꼼꼼하고 친절하게 설명한 기사도 있었는데 참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밖에도 많은 내용 재미나게 읽어보고 있습니다. 혹시 관심 있는 분 말씀해 주시면 우편으로 보내드릴게요. 선착순 한 분께 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