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을 내륙에서 보내서인지 바다만 보면 그렇게 좋았다. 그런 내 마음을 아셨는지 대학을 졸업할 때 즈음 부모님이 이사를 하셨다(물론 그런 이유로 이사를 한 건 아님). 이사하고 한동안은 하루가 멀다하고 바다를 찾았다. 날마다 다른 파도소리가 좋고, 가을의 바다 내음도 좋고, 파도가 잔잔한 날 보름달이 내려 앉은 밤바다도 좋았다. 기분이 좋은 날도 우울한 날도 그리운 이가 생각 날 때도 차를 몰고 바다로 내달렸다. 모래사장에 멍하니 앉아 보내는 시간이 위안이 되고 위로가 되었다. 특히나 근처를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며 카페 투어를 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제 서울에 살자니 눈을 돌려 보이는 건 네비게이션 없이는 가지 못할 복잡한 도로와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정신이 어지럽다. 태생이 시골촌년이라 그런지 주말이 되면 파주로 일산으로 자꾸만 외곽으로 나가게 된다. 촌년의 서울살이가 언젠가 적응이 되겠지.
시골 촌년에게 서울에 대한 인상을 심어 준 시가 있었다. 그 시로 인하여 서울에 산다는 건 생활이 팍팍해 질 것 같은 느낌이였는데... 살아보니 딱히 그런 건 아니였다.
지하철을 타고 가는 눈 오는 밤에
불행한 사람들은 언제나 불행하다
사랑을 잃고 서울에 살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끝없이 흔들리면
말없이 사람들은 불빛따라 흔들린다
정호승, "밤 지하철을 타고"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