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안경 벗고 멍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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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는 이상하게도 안경 쓴 사람이 부러웠다. 그래서 나도 눈이 나빠져 안경을 쓰고야 말리라는 일념으로 TV를 가까이서 보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 결과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마침내 과업을 이루고야 말았다. ㅎㅎㅎ뜻을 이루고 나니 눈이 나쁘다는 것은 생활하기에 불편하고 돈도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알았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였다.

그럼에도 좋은 한가지는 비오는 날 밤 안경 벗도 멍때리기. 비오는 날 안경 벗고 걸으면 세상이 딱 이렇게 보인다. 명확한 경계가 없는 세상에 모든 빛들은 번져서 둥근 공이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인다. 선명한 경계가 없어지는 그 지점이 좋다. 뭐든지 기고 아니고를 따지고, Yes or No 를 강요 받고, 좌우를 명확히 가려내려는 생활에 나도 모르게 지친 탓이 아닐까. 나는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것 같은데... 왼쪽으로 갈 것인지 오른쪽으로 갈 것인지 확실하게 노선을 밝히란다. 아~~ 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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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안경 벗고 멍때리기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