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마니 내리는 이 곳은 시드니의 한 호텔 안.
오랜만에 찾는 이 곳에 대한 예의랄까.. 첫날은 근사한 곳에서 멋진 야경과 함께 보내고 싶었다.
근데.... 예상과 다르게 내리는 엄청난 비..ㅋㅋㅋㅋ
그래두 내 보물로 야경 한번 제대로 찍어보겠다고 들고온
카메라보다 훠~~월씬 무거운 삼각대를 생각해서라도 사진은 많이 찍어야된다.
2016년의 시드니는
이렇게 미세먼지라곤 찾아볼 수 없는 파란 하늘로 날 반겨줬었는데..
그간 순결하지 못하게 살았나보다..
여행과 사진에서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잘 알고 있었기에
아무리 비를 좋아하는 나라도 첫날의 비는 그리 반갑지 않다.
그래두 내일이면 이 방의 40분의1 가격의 숙소로 가야하니..
우선은 맘껏 즐기는 게 도리
비가 와서 분위기 죽인다며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하루밖에 없는 오늘을 보낼 준비를 한다.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는 호프집(?)에서 포장해온 안주와
와인 한 병으로 혼자 똥품 잡을 준비는 끝.
좋은 곳에서는 이 정도는 먹어야지 라며 사온 비싼 음식들..
아마 이 음식들도 내일이면 40분의 1이 되지 않을까..ㅋㅋㅋㅋ
상은 차려졌으니 음악을 틀어야지. 비가 추적추적 오니 우선 요새 꽂혀있는 피아노 곡부터 시작.
Reynah님의 인생의 회전목마 쇼팽스타일 버전
2년 전, 시드니의 마지막 날이 딱 이랬다.
일주일이 넘게 정말 축복받은 거처럼
햇살이 필요한 곳에서는 더없이 눈부신 하늘을, 그늘이 필요한 곳에서는 멋진 구름을 보여주던 시드니는
마지막 날
비를 조금씩 뿌리며 슬퍼보이는 듯한 표정을 보여주었고,
그에 더해 눈부시게 빛나던 오페라 하우스는 저런 큰 크루즈에 막혀 잘 보이지 않았다.
'다시 오고싶어질라면 아쉬운 게 있어야되'
라고 말하는 것처럼.
어쩌면 난 그 마지막 날을 이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가 좀 수그러들은 거 같으니 다시 야경 한 컷..부지런히 써야한다
어떻게 가져온건데 --+
그대로 멀리로 떠나가는 길 외롭지 않게
그대 뒤에서 남은 날까지 기도해요
하늘로 너머로 그대 뜻대로 날아가다가
한숨 돌리고 꿈에서라면 허락할까
외길 - 빅마마
공항이 무조건 비쌀 것이라는 내 상식은 시드니에서 어이없이 깨지고 말았다.
왠지 공항 유심이 더 비쌀 거 같아서
비에 쫄딱 젖으면서 걷다가 끝내 카메라 때문에 우산도 샀는데
결론은 공항이 더 친절하고 더 싸다는 것..
준비 안하고 가는 여행의 댓가는 몸이 치른다.
누군갈 보내고 남은 자리에 꽃을 피우고
꽃잎을 보며 어루만지며 또 그렇게
나를 위한 투자, 인간개조 프로젝트
영어를 해보겠다고, 성격을 좀 고쳐보겠다고 들이대 본 이번 여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다.
조금이라도 더 들이대고, 더 이야기해서 내성적인 성격도 좀 고치고, 영어가 무섭지 않게 만들기 위한 여행.
아예 영어로만 말하고 듣게 되면 좀 낫지 싶어서, 그래두 한마디라도 더 하고 더 듣게 될 거 같아서.
그래서 숙소도 공용숙소인 호스텔이나 airbnb로 잡았다.
말이라도 한번 더 걸어볼라고. 조금이라도 고칠라고.
날 떠나가도 더 행복해도 단 한번 오직 한 사람만 사랑하는 날 기억해요
날 떠나가도 더 행복해도 단 한번 오직 한 사람만 사랑하는 날 기억해요
이젠 이젠 이젠 다 잊어요.
말이 쉽지 생각한대로만 흘러가진 않을 것이다.
이제까지 먹은 나이가 있어 대가리만 커졌으니 쉽게 고쳐지지도 않을 것이고.
어디가서 길 하나 물어보지도 못했던 나이기에... 신세지는 거야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인간 만들어주신 선생님 덕에 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외쿸인은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동물일 뿐.
Long ago and oh, so far away
I fell in love with you
before the second show
superstar - Luther Vandross
역시 내일 걱정을 내일 하는 게 최고.
언제 또 이런 호사를 누려보겠냐. 센치한 음악에 가만히 비오는 야경을 보면서
앞으로의 일을 걱정만 하고 있으면 여기 묵을 이유가 없지
이리저리 사진도 찍어보고 음악도 바꿔본다. 그래두 여행첫날인데!
우선 영어하러 왔으니 음악도 팝송으로.ㅋ
Don't you remember you told me you loved me, baby
You said you'd be coming back this way again, baby
사진 많이 찍는 것도 이번 여행에 목표이기에 연신 설정을 바꿔가면서 찍어본다.
혼자 다니는 여행의 장점이라면 사진 찍는동안 누구를 기다리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그 아름다운 풍경 안에 누군가를 찍지는 못하지만.
10년이 넘었구나 혼자 여행한지.
그동안 너무 기대어 살았나보다.
When I was young, I'd listened to the radio waiting for my favorite songs
When they played I'd sing along
It made me smile.
yesterday once more - Carpenters
내일부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니 푹 자야지.
마지막 음악을 듣고.
비가 다행히 그쳐서 마지막 한컷은 깨끗하게 나왔구나
뭐라도 남는 여행이 되길. 골병 같은거 말고.
잘 부탁해 호주야~~~
All my best memories come back clearly to me
Some can even make me cry just like before
It's yesterday once more.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호주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풀어내보려고 해요.ㅎㅎ
일기 형식으로 쓰는 글이라 반말투로 쓰는 점 이해해주시길 ^^
모르는 음악이 나오면 들어보시라구 밑에 링크도 걸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인데 들어보시면 나쁘지는 않으실거에요 유명한 것들이기도 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시드니에서도 보고 싶었던 기린 그림을 그려주신 빅피쉬님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