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서 처음이라서
나이가 적어서 나이가 많아서
학생이라서 직장인이라서
앞날이 창창해서 심신이 미약해서
너의 죄를 사하노라
죄를 용서받는 나라 관대한 나라
먼저 사귀자고 해서
접시에 고기를 덜어줘서
떡볶이를 얻어먹어서
적극적으로 거부하지 않아서
여덟살이 상세하게 묘사하지 못해서
육십대 여성이라 수치심이 크지 않아서
그건 죄가 아니니라
죄가 아니라는 나라 관대한 나라
나는 누구에게 주는 뇌물도 아니고
돈을 벌어들이는 사업도 아니고
욕구를 해소하는 도구도 아니지만
관대한 나라에선 그래도 되는 법
그 법으로 그 관대한 법으로
이렇게 관대한 나라에서
나는 오늘도 목숨 걸고 살고 있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