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경제권이 없다. 전권을 마눌님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팀잇에 빠져들수록 파워업이 간절해졌다.
마눌님을 속이기 위해 꼼수를 부렸다. 며칠 동안 보팅봇과 수동보팅을 활용한 회계장부 조작으로 글 보상을 뻥튀기하였다. 마눌님에게 환상을 심어 주는 데 성공하였고, 마침내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다.
스팀 5천 개로 파워 업을 하여 돌고래가 되었다.
보팅나눔 이벤트도 매일 진행하고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이웃도 늘어나면서 스팀잇 활동이 더욱더 즐거워졌다.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로움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여기까지만 했으면 슬기로운 스팀잇 생활이 되었을 것이다.
고수들이 포트폴리오 어쩌고 하는 말에 솔깃하여 10여 개의 코인으로 지갑을 채웠다. 코인의 반 정도는 남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유명한 코인들이었고, 나머지 반은 대박을 노리기 위해 100원 안팎의 듣보잡 코인들이었다.
몇 주 동안의 암호화폐 침체기로 10~25% 정도의 투자금이 증발했다.
파워업을 한 스팀은 가격의 등락과 관계없는 일종의 몰입비용이기 때문에 가격에 의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코인들은 어...어... 하다가 3토막이 났고, 지금은 반토막을 향해 곤두박질하고 있다.
그나마... 비트코인과 오미세고가 손해를 많이 만회해 주었다. 모지리 코인들이 싼 똥을 치우느라 저번 주에 팔았는데, 이후 가격이 쭉쭉 빠지는 걸 보니까 그놈들이 진짜 효자였다.
당시에는 밥값 못하는 코인들이라도 내 생애 첫 코인들이어서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손절매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4월이니, 6월이니, 연말이니, 언젠가는 좋아지겠지 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긴 하지만... 지갑을 열어 볼 때마다 가슴이 시린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 새벽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이럴 때 꼭 일찍 일어난다)
일어나자마자 차트를 열어보니 난리가 나고 있었다. 어제 오후부터 급락하던 코인들이 대폭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면 심장이 벌렁거리며 멘붕이 와야 할 텐데, 세상 물정 모르는 코린이는... 보유한 코인들을 추가 매수하여 평단가를 낮출까? 스팀을 더 사서 파워업할까? 이런 고민이나 하고 자빠졌었다.
결국. 모지리 코인들은 쳐다보기도 싫어서... 파워업 용으로 스팀을 더 사고, 스팀잇에 명운을 건다며 스팀달러도 처음으로 사고, 그동안 아픈 가슴을 위로해 줬던 비트코인도 추가했다.
일은 벌어졌다.
루비콩 강을 건너면서 주사위까지 던져버렸다.
통장에 잔고가 거의 바닥이 났다. 마눌님에게 걸리면 죽는다. 무엇보다 앞으로 유동성의 위기가 오면, 한동안 고생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코린이 녀석은 싸게 샀다고 지금도 좋아라 하고 있다.
그동안 속 썩이던 코인들이 모지리인지... 코린이가 모지리인지... 모르겠다.
슬기로운 스티미언 여러분들은 절대로 코린이에게 통장을 맡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애들에게 날카로운 칼을 준 것과 같이 아슬아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싸게 사면 좋은 거 아닌가? 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