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steem-ua에 스팀파워 250을 임대하면서 결심한 것은 바로 하루에 1개의 글을 쓰자는 것이었다.
1주일 이상이 지난 지금 중간 점검을 하자면, 이런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원인이야 귀찮아서. 또 글을 쓸 시간이 없어서일 것이다.
그런데 왜 귀찮은 마음이 들었으며 글을 쓸 시간이 정말로 없었던 것인가를 자문한다면 답이 다르다.
글을 쓰는 것이 귀찮은 것이 아니라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것이 귀찮았던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 생각하는 것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 "뭘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생각하는 과정이야 생각의 주제가 정해지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이므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생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럼 "뭘 생각하느냐"는 달리 말해서 글을 쓸 주제를 말한다. 나는 코인에 투자를 해왔고, 일정 부분은 투자일기 형식을 빌어서 내가 투자한 코인의 등락에 따라 내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기록에 남겼다. 하지만 며칠 간은 코인이 등락을 반복했지만 나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투자일기에 관해 쓸거리가 없어졌다. 또 내가 글을 써온 주제는 대체적으로 "글쓰기의 어려움"이라는 아주 따분한 주제였다. 글 자체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비생산적인 작업인가?
사실 나는 세상의 거의 모든 문제에 호기심이 있다. 또 뭐든지 아무런 주제라도 글을 쓸 자신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생각도 없는 상태에서는 글을 쓸 수 없다.
그런 면에서아주 유용한 글감 찾기 방식이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모 에스에프 작가는 "사전"을 활용했다고 한다. 그날 대충 사전을 펼쳐 한 단어를 찾는다. 바로 다른 페이지에서 한 단어를 찾는다. 아무런 맥락적인 연관도 없이 찾아진 이 두 단어 사이에 있을 법한 사건을 억지로 생각한다. 이런 억지가 훌륭한 줄거리를 만들어내고 흡인력이 엄청난 작품으로 탄생되었다. 즉 한글의 평범한 "단어사전"이 훌륭한 글감 찾기의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문장사전"이다. 한글 사전은 아무런 맥락적인 연관도 없이 두 단어를 연결하므로, 아주 능숙한 이야기꾼이 아니라면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문장사전은 대체적으로 과거에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격언이나 유구한 전통속에서 묵혀두어 감칠맛이 돋아지게 된 속담이 많다. 격언이나 속담, 또는 일화와 같은 것은 아주 훌륭한 글감이 될 수 있다.
대체로 작가는 위와 같은 어리석은 방식으로 글감을 찾지 않을 것이다. 일명 "취재"라는 행위를 할 것이다. 기자와 작가의 취재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취재의 본질에는 "사실"과 "상상력"이라는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 기자라고 해서 상상력이 없다면 사건 뒤에 감추어진 "진실"을 발견할 수 없을 것이고, 작가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다면 아주 허무맹랑한 줄거리가 남발되어 읽는 재미조차 없어질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기본적으로 취재라는 행위를 할 시간도, 정열도, 용기도 없다. 마냥 귀찮다. 그냥 쉽게 글을 쓰고 싶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아무런 도구도 갖추지 않은 채 마냥 글을 쓰는 것은 어떨까?
지금 내가 글을 쓰고 있는 것이 그렇다.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글의 제목을 마구 썼다. 그리고 무엇을 쓸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없이 오늘의 글이 탄생되었다. 마구잡이식 글쓰기도 하나의 글감을 찾는 방법이지 않을까? 자유연상에 의해 글감을 찾는 것이 아마도 궁극적인 글쟁이의 길일 것이다. 오늘은 운이 좋았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오늘 써야 할 글이 탄생했으니까. 그렇지만 내일은 과연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과연 글이나 쓸 수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