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가 산업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계기가 될 것이다.

eunsik(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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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때문에 언론에서도 연일 떠들고 있군요. 이런 상황에서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네요.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 문제로 이러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일본의 내심은 정치적인 문제를 경제 문제에 연결시키려는 것이 분명해 보이네요. 정치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하겠지만, 일본의 조치에 대해 우리가 크게 당하는 것은 결국 경제적인 기술 문제에 있는 만큼 우리의 정치와 안보를 위해서라도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오늘 신문을 읽는 중에 이런 기사가 눈에 띄더군요.
99.99999999% 불화수소 특허 받고도 8년을 묵힌 한국 - 중앙일보

김 대표의 고민은 국내 중소 반도체 소재·장비업체가 한결같이 맞닥뜨리고 있는 장벽이다. 소재나 장비 업체의 경우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해도 상업화까지는 크고 작은 산을 넘어야 한다. 우선 시제품 생산라인과 각종 분석 장비를 확보해 1차 테스트, 전문 기관의 2차 테스트,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양산 테스트 등을 거쳐야 한다. 이 회사의 경우도 10억원 정도 하는 금속분석 장비를 사고, 시제품(파일럿)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만 줄잡아 40억~5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이 우리에게 수출 규제한 소재들은 기술적으로 만들기가 어려운 것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볼 때 우리가 독자적으로 개발해서 생산하는 것이 경제성이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만들지 않고 있는 것이겠지요. 또 실제로 양산하는 데는 상당한 장애물을 통과해야 하는 것일 테고요. 그래서 지금까지의 경제적인 상황으로 볼 때는 반도체 핵심 소재를 한국에서 만드는 것보다는 일본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합리적이었고 더욱 "경제적"이었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갑작스러운 수출 규제는 "경제성"의 개념을 조금 더 넓은 관점에서 보게 한 것 같습니다. 저는 대체적으로 보아 자유무역을 신봉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한 국가의 경제력 성장을 위해서는 수출 봉쇄도 필요하겠더군요. 과거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라는 책에 따르면 선진 공업국이 개발도상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 이른바 "사다리 걷어차기"를 시도하곤 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러한 사태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번 반도체 소재로 국내에 유입되지 않는 것이 일반 범용 D램 소재라기보다는 삼성 전자가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7나노 파운드리 공정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EUV(극자외선) 장비와 관련된 소재가 주로 수출 규제의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의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커나가는 것을 적극 막겠다는 것으로 보여요.

한국이 과거부터 반도체 강국이라고 했지만 주로 메모리 반도체에서 두각을 나타낼 뿐이었는데, 최근에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모두 파운드리를 강화하기 시작했지요. 세계 제1위의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으로 올수록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파운드리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듯 합니다. 인텔이 자체 제작소에서 CPU를 생산하지만 10나노 이하의 미세 공정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그에 반해서 AMD는 팹리스 형태로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만 할 뿐 그 제작은 파운드리 업체에 외주를 줍니다. 특히 나노 공정에서 파운드리 업체가 강점을 갖게 됨에 따라 최근에 나온 AMD의 제3세대 라이젠의 경우에는 가격과 성능 모두에서 인텔의 CPU를 압도하고 있다고 하네요. 리사 수의 경영전략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팹리스와 파운드리 업체의 협업이 강점으로 부각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이겠지요.

한국이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면 오랜 숙원사업인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당당하게 명함을 내밀게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우리 산업전략을 무산시키려는 것이 이번 일본 결정의 주요 목적이라면, 우리의 전략적인 대응에 따라 우리 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달려있는 듯 하네요.

과거에는 삼성이나 하이닉스 등 대기업 중심의 전략으로도 우리 먹거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통해서 산업의 바탕이 되는 기초 소재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습니다. 대기업 위주의 개발정책에 따라 그나마 남아있던 강소 중소기업의 경쟁력마저 사라지고 있던 위기상황에서 이제는 중소기업이 정면으로 나서 산업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산업전략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우리의 산업 체질을 바꿀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당장에는 반도체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고,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미래 전략으로 구상했던 극자외선 미세 공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1-2년 지연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산업의 기초체력을 기르는 정책, 소재에 강한 중소기업을 육성하는 정책 등을 펼치게 되지 않을까요?

최근 스팀코인판이 따봉프로젝트를 실시하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몇몇 고래의 놀이판이 아니라 피래미나 프랑크톤도 활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1.3 승수 보상, 베네피셔니 정책 등 자본 위주의 정책에 큰 수정은 없지만, 그래도 운영진측에서 뉴비 유저를 위한 프로젝트를 슬슬 가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정책의 보완을 시사하는 측면도 있는 듯 해요. 스팀코인판도 기본적인 코텐츠 개발 시스템의 체질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기초 체력의 개선만이 장기적인 발전을 담보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