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이벤트 글을 읽고 마음이 착찹해졌다.
https://busy.org/@armdown/563zan-mb-1sbd
사실 내 나이대(40대 중반)의 대부분이 그렇듯, 나는 정치적으로 언제나 이명박에 반대되는 입장에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이 구속되는 것에 대해 그리 관심도 없었고, 그가 구속되었어도 그리 기쁘지 않았다.
사실 나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될 때, 노사모의 인터넷 싸이트에 가입을 했고 며칠 동안 밤을 지새우며 게시글을 읽고 감동에 젖어있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나는 그 때에도 노무현을 존경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단지 노무현이라는 인물이 크게 부각됨으로써 내가 진실로 지향하는 좀더 평등한 사회가 이루어지는 데 일조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인간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노무현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그가 잘 되는 것이 어쩌면 매우 어려운 일일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에는 매우 기뻤다.
노무현이 지향하는 바와 내가 지향하는 바가 일치했고, 사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당선됨으로써 내가 바라는 사회가 더 빨리 찾아오겠거니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정치라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님을 알지만, 뭔가 새로운 것을 기대했고 어떤 면에서는 조급했다.
이러한 조급함이 어쩌면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른다.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노무현의 노력을 애써 외면하고 그가 약속했으면서도 이루지 못한 것에만 눈길을 주었다.
그 후 이명박이 부각되었을 때에는 청개천 사업이나 버스노선 변경과 같은 사업을 몸소 체험하면서 그래도 이명박을 참신하다고 생각했었다. 또한 이명박이 박근혜를 꺾고 후보가 되었을 때에는 박근혜가 후보가 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물론 나는 이명박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등 뒤에 있는 세력이 박근혜 세력보다는 낫다고 판단했다.
이명박이 대통령이 될 때 나는 정동영이 아니라 문국현에게 투표를 했다. 정동영의 개혁성보다는 차라리 문국현의 지향점이 낫다고 보았다. 경선과정에서 정동영이 보여준 구태의연함에 실망했고, 문국현이 보여준 노동가치에 대한 신념이 마음에 들었다. 문국현이 유한 킴벌리에서 IMF라는 중대한 위기속에서도 종업원을 자르기보다는 지식경영을 통해 오히려 고용을 확대한 실적을 보아 비정규직이 양상되어가는 현실에 대한 대안을 가진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 때 나는 재빨리 "문함대"에 가입했고 문국현의 가망성 없는 투쟁을 지켜보았다. 사실 마음 속으로는 이명박이 당선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사실로 인정하고 있었다.
이명박이 당선되고 나서 노무현이 타계했을 때,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다.
나의 내면에서는 노무현의 죽음에 대해 분노하기보다는 오히려 노무현이 고맙다고 생각했다.
사실 노무현의 죽음과 관련해서 누군가에 대해 복수심을 느끼기보다는 그저 노무현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 것이 양심이 찔리는 것이었으나, 나라는 인간의 됨됨이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그리 마음씨가 착하지 못하다. 나는 인정한다. 목적을 위해 한 사람의 생명을 희생할 수도 있는 비열한 심정을 갖고 있다.
어찌 되었든 노무현의 죽음으로 정치적인 지형이 변했다. 죽어가던 민주세력의 부활이 점쳐지기도 했다. 그 후 박근혜의 당선은 매우 절망적인 것이었으나, 그래도 비등비등한 싸움을 했다는 점에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이제 박근혜가 물러갔고, 이명박도 구속되었다.
그렇지만 나는 이명박의 구속이 기쁘지 않다. 왜 일까? 나는 자문한다.
이명박이 구속되는 것은 정당한 법집행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도 큰 감흥이 없다.
오히려 이명박의 구속이 몰고올 파장이 우려되기도 한다. 과연 이명박을 구속하는 것이 정치지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아무튼 정치에서 어느 일방이 상대방을 지나치게 압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서는 아무런 동정심도 없지만 바른미래당이 잘 싸우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물론 나는 정치적으로 바른미래당을 전혀 지지하지 않지만 말이다.
정치의 이상은 국민의 평등과 자유를 보장함으로써 국민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 세력 간에도 견제와 규형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느 특정한 정당의 일방적인 독주가 (일면 안심이 되면서도) 약간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물론 어떤 경우에도 나의 정치적인 선택은 그쪽으로 정해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