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독서를 많이 하는 사람에게는 우스울 것이다. 나는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 "사전"을 읽었다. 언젠가 나는 국어사전을 한번쯤은 완독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것을 실천하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나는 암호화폐에 투자를 하게 되면서부터는 독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잠을 줄이고 암호화폐 시세를 살펴보아야 했고, 인터넷 검색을 많이 했다. 비트코인이나 알트코인의 다양한 면을 살펴보는 것은 물론 재미 있었다. 또 업비트나 빗썸의 코인 그래프를 보면서 거래를 하는 것도 짜릿한 맛이 있었다. 나는 어렸을 때 딱지치기를 했어도 대부분 잃기 일쑤였기에 도박이나 내기는 싫어했다. 하더라도 잃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나는 심지어 복권도 여태껏 한번도 산 적이 없다. 물론 로또를 해 본 적도 없다. 이런 내가 약간 투기성 내지는 도박성까지 있다고 할 수 있는 코인 투자를 하게 되었으니 재미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작년 4월말이나 5월초에 이오스 투자를 시작해서 돈을 잃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코인에 투자하는 것은 재미 있어 했다. 그래프를 보는 데 소모한 시간만 하더라도 책을 100권 이상을 읽었을지도 모른다.
또 사는 블록체인에서 보상을 주는 소셜 댑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스팀잇에만 글을 썼다. 물론 스팀잇에 글을 쓰는 데 큰 노력이 들어간다거나 자료를 조사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어가지 않았다. 나는 주로 아무런 사전준비도 없이 그날그날 생각나는 대로 마구 글을 쓰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글쓰기는 스팀잇에 국한되지 않았다. 작년 9월부터는 데블(dabble.cafe)이라는 이오스의 소셜 댑에서 글을 쓰게 되었다. 트위터와 같이 아주 짧막한 글을 쓰는 플랫폼이었다. 나는 곧 짧은 글의 매력에 빠졌다. 스팀잇에서 긴 글을 쓰는 데는 나름 고민도 되고 보팅을 받을 만한 글을 쓰려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데블에서는 크게 정성들인 글이 아니더라도 매우 짧은 글이더라도 많지 않은 보상을 받는다는 것이 매력이 있다. 데블의 모토는 "짧은 글에도 가치를"이었다. 나는 데블을 하면서 하루에도 100개가 넘는 짧은 글을 썼다. 그 후 작년말과 올해초에는 역시 이오스의 댑인 "퍼블리토"에서도 글을 쓰게 되었다. 이것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의 콘텐츠를 올리면서 간단하게 자신의 생각을 추가하면 되는 플랫폼인데, 여기서도 글을 조금씩 쓰다 보면 시간이 잘 가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또 카르마에도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다. 하루에 한 장에 불과하지만 카르마 댑이 아주 빠른 편이 아니기 때문에 글을 짧게 쓰는 데도 시간은 조금씩이라도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는 책을 거의 읽지 않은 상태에서도 글로 뱉어내는 것이 상당히 많을 수밖에 없었다. 데블과 같은 플랫폼은 짧은 글이더라도 그 갯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상당한 시간을 소모한 셈이 되었다. 만약 내가 소셜 댑에 열중하지 않고 그 시간을 책 읽는 데 썼더라면 역시 책 100권을 읽었을 것이다.
물론 중간중간에 책을 빌려서 토막토막으로 읽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짧의 상식이 비논리적으로 연결되기 일쑤였을 뿐이다. 단막적으로 읽은 내용이 내 마음 속에서 제대로 소화될 리가 없었다.
그러다가 최근 자신의 생활에 회의가 들게 되었다. 조금 자신을 성찰하고 싶어졌다. 최근 "고래"라고 하는 소설을 읽었다. 미묘한 국어의 표현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또 최근 손을 놓았던 외국어 공부도 시작하고 싶었다. 당장 "독일어 사전"을 손에 쥐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국어가 먼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국어사전을 읽는다. 국어사전을 다 읽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읽다 지치면 다른 책을 읽어도 될 것이다.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그저 다양한 읽을 거리를 마음이 가는 대로 읽을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