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을 들었다. 출근과 퇴근, 여섯 번을 꼬박 들었다. 색을 뺀 김영하 작가의 목소리로 들은 살인자의 기억법은 글로 읽었을 때, 필름으로 봤을 때 놓쳤던 것들이 계속 들어왔다. 마치 디렉터스 컷을 다시 본 듯한 느낌. 멋스러운 문장들이 춤추듯 이어진다. 난 김영하 작가의 팬이다. 글도 좋아하지만, 목소리가 참 좋다. 10년 전 시칠리아로 떠나는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해 내레이션을 하는데 입 밖으로 나오는 ‘시라쿠사’, ‘타오르미나’, ‘아그리젠토’ 이 세 단어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훅 넘어갔다. 바로 팟캐스트를 찾아 들으며 책을 읽어주는 남자의 새로운 글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책을 듣고 나니 다시 읽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