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시월이니까, 시월애. 사랑은 시간의 다리에서 만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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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애초에, 아니 아직까지는 타임머신이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시간이 공간을 역행할 수도 없고, 공간이 시간을 거스를 수도 없는 또한 설령 그것이 가능할 수도 있겠으나, 우리는 지금을 살기에 그것의 존재를 이해할 수 없다. 영화 같은 상상 속에서나 타임슬립이라는 단어를 지어 존재할 뿐이다.

과거는 지나갔으니 붙잡지 못하고, 지금은 계속해서 지나가니 붙들 수 없고, 미래는 어떻게 오는지 알 수 없으니 그릴 수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은 그 자체로 멈추어 있는 것 같지만 멈추어 있지 않은 것은 결국 시간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직까지 따로 떨어져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니까.

지금부터 아주 긴 이야기를 시작할텐데 믿어줄 수 있어요?

영화 속 두 주인공이 시공간을 초월해 처음 만나서 나눈 그 대화의 시작이 비현실직 이지 않았음을 느꼈을 때, 비로소 영화는 마지막이 되어서야 나의 눈가를 적시게 만들었다. 그들의 시간과 공간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우체통을 닮아 허공에 떠 있어 거짓처럼 보였던 그 집 '일 마레' 는 비현실이었으나 그 둘을 만나게 한 다리는 현실이었으니까.

영화 속 뒷이야기부터 둘은 비현실적이었던 과거와 미래 같던 다리를 건너고, 현실처럼 여기던 편지 속의 대화를 넘어서 지금의 그곳부터 진정한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영화 밖 우리들의 만남도 그러하지 않을까. 결국은 비현실이었을 둘의 만남은 다른 시간과 공간을 살아온 둘의 과거를 이어가게 만들며, 현재를 살아가게 만들고, 미래를 이어가야 할 아주 긴 이야기를 믿고싶게 만들어주고 믿어주게 만드는 것이니까. 그것이 가운데를 가르면 갈라지기 쉽게 보이는 사랑의 심볼 ♥를 붙잡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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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 없는 숫자의 비율을 보고서는 말 문이 막히고 수긍이 가면서도 너무하다 싶었지만, 한 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었다. 이 넓디넓은 우주 어딘가의 좁은 지구에서 서로 만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좁혀지지 않아, 아직 만나지 못한 것이구나. 이것 또한 비현실적이네. 그래서 영화 같을 수도. 그것이 '500일의 썸머' 마지막 나레이션에서 나온 우연이란 것일까. 현실을 영화같게 만들어야 할텐데.

아직 오지 않은 그 우연의 만남은 소행성의 충돌처럼 어마 무시한 현실이 되어 새로운 별을 만들 수 있겠지만, 빗나가거나 서로의 크기가 맞지 않으면 어마 무시한 상처를 남기고 구덩이를 과거로 남기겠지.

지금부터 아주 긴 이야기를 시작할텐데 믿어줄 수 있어요?

아무튼, 난 영화에서 성현이 은주를 현실에서 처음 만나 한 이 대사가 와닿았다. 8,191개의 다리 중에 내가 만든 다리를 선택해 줄 누군가가 나와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 살아 왔고, 살고 있으며 언젠가는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은 확률, 가능성을 지금 이 시간 이 공간에서 느끼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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