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담수첩] 마포 산동만두. 찾기 쉽지 않은 좁은 골목길에 줄서서 기다려야 하며 일찍 문닫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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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오랜만에 친구 다섯명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왔습니다. 모처럼만에 만남을 반겨주듯 맑게 개인 하늘이 반겨주네요. 집에서 마포까지 가는 길이 지하철보다 버스가 더 편하기는 하지만 지하철이 더 편했을지라도 이런 날은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는 버스를 택했을겁니다.

마포대교를 건너며 맑게 개인 하늘과 푸르른 한강을 바라보니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이 마냥 좋지많은 않았습니다. 이 좋은 날 친구들밖에가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흐려지지만, 친구들마저 없었다면 이 좋은 날 집 구석에 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차차 개었습니다.

이날의 모임은 지방에서 근무중인 친구가 불러 모아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중식을 먹으면 어떻겠냐는 친구의 제안에 생각난 곳이 바로 마포에 위치한 '산동만두' 였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저도 몇 년 전에 이번 모임에서 함께 한 다른 친구의 소개로 대여섯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미리 예약하고 평일에만 방문했었는데, 주말은 처음이었습니다. 미리가서 기다리지 않으면 더 오랜시간을 기다려야 했기에 문 열기 한 시간 전부터 가서 기다렸습니다. (다섯시 반에 오픈합니다. 마지막 주문은 여덟시입니다.) 두사람 나란히 걸을 정도의 골목에 위치해 있다보니 답답한 마음에 아직 오지 않은 다른 친구를 만나기 위해 큰 길로 잠시 다녀온 사이 오픈 삼십분 전이 되니 줄을 서기 시작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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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기 쉽지 않은 골목에 위치 한 집,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집, 일정 시간이 되면 주문을 더이상 받지 않는 집. 이 세가지의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추천드릴 수 있는 집 같습니다.

상호 : 마포 산동만두
주소 : 서울 마포구 도화동 3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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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채워졌을 공간을 줄여주신
kyunga@kyunga 님께 감사를!


산동만두가 인기 있는 비결은 맛도 맛이지만 착한 가격대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이 골목에서 기다려서 들어가는 집은 이 집이 유일하며 들어와서 아쉬움에 발길을 돌리는 집도 이 집이 유일합니다. 줄 서서 기다리는 와중에 뒤에 계신 분이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내가 진짜 기다려서 먹는 스타일이 아닌데, 너만 믿고 오늘 가본다'. 아마도 다음에 또 오셔서 줄을 서게 되실지도 모르겠네요.


음식부터 주문하기 전에 술을 먼저 시킵니다. 이 집을 소개해준 친구가 너희들을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겠다 말하며 연태고량주와 칭다오 맥주 한병을 시킵니다.

작디 작은 고량주잔에 연태를 한잔 따르고, 칭다오 맥주잔에 옮겨놓습니다. 곧 이어 칭다오 맥주를 기호에 맞게 채워줍니다. 숟가락으로 살짝 내리쳐 거품을 만들어주고, 일단 한모금. 소맥처럼 원샷했다가는 밤이 너무 짧아질지도 몰라요.

아름답습니다. 이럴 때는 친구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연태고량주나 칭다오나 중국에서 건너온거니 중식과 안맞을 수가 없는 술들인데, 이렇게 소맥처럼 섞어서 먹으니 또 색다릅니다. 소주와 맥주를 타면 서로 부딪히며 각자의 맛을 해치는데 이것은 연태는 연태대로 더 풍부한 향을 불러오고 칭다오는 칭다오대로 느끼한 맛을 잡아주며 중식요리와 함께 먹기에 더 할 나위 없는 술이 되었습니다.

다섯시 부터 모여 저녁도 먹지 못했으니 먼저 누룽지탕을 시켜 속을 달래줍니다. 아, 이곳은 면요리는 팔지 않아요. 이때부터 친구들과의 대화가 시작되고 안주는 안주대로 맛있게 먹고 연태와 칭다오의 콜라보를 느끼기 시작하며 사진 찍는 것을 잊었습니다...


와이프에게 보여주겠다며 같이 사진을 찍은 친구도 누룽지탕 이후로 찍은 게 없다며...이전에 가서 찍은 사진을 대신 보내줬습니다. 탕수육과 군만두로 보입니다.

다 먹고 정신차리니 이미 비워져 있는 그릇들. 누룽지탕, 탕수육, 일품가지, 군만두, 고기튀김. 이렇게 다섯가지 요리를 먹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너무 기름진 요리만 시킨 것 같은데 다 먹고 난 후에도 속이 더부룩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탕수육은 피가 얇고 딱딱하지 않은 바삭함이 느껴지고, 고기는 고기대로 부드럽게 맛이 있습니다.
일품가지는 정말 일품입니다. 가지가 이렇게 맛있는 식재료인지 이곳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군만두는 서비스품목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충분히 시켜먹을만 한 퀄리티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도 6000원(8개)로 저렴합니다.
고기튀김은 탕수육과 크게 차이는 없습니다. 탕수육은 소스가 얹어서 나오는데 이것은 튀김 그 자체로 나옵니다. 소스는 따로 추가하셔도 됩니다.

사진을 찍지 못해 아쉽습니다. 사진을 찍을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친구들이 반가웠는지, 아니면 연태와 칭다오의 콜라보에 감탄하며 깜빡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함께 한 요리들이 친구와 술 모두에게 기쁨을 선사하느라 한 눈을 팔지 못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세가지 모두가 어우러지니 좋지 아니한가!

그러고보니 아직 먹어보지 못한 요리가 많네요. 옆 테이블에서 주문하는 것을 몰래 엿들으니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메뉴들이 시켜지고 있었습니다. 도미찜, 오향장육, 동파육을 시키는 주문이 다시 들려오며 배꼽시계가 울립니다. 다음에 갈 때 시켜서 꼭 사진을 찍어오도록 하겠습니다.

퐁당퐁당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맛담수첩] 마포 산동만두. 찾기 쉽지 않은 좁은 골목길에 줄서서 기다려야 하며 일찍 문닫는 집. | Ec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