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담수첩] 마담 뺑덕에서 다른 이야기로 (동자동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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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전체관람가'감독들의 영화 엿보기 5탄.(임필성 감독)

전체관람가에 목소리만 들으면 알 법 한 배우가 등장했다. 그 이전(이후)의 감독들이나 배우들은 몇 번 질문의 고개를 넘어야 알 수 가 있었다. 이름을 들어서는 작품을 모르겠고 작품을 봤을 때는 누가 찍었는지 나왔는지 모르는 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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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멈에서 마담으로

효녀 심청이 인당수에 빠져 아버지 학규가 눈을 떳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스토리이다. 그러나 그 이전과 이후의 이야기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심청전의 현대적 재해석이었다. 정우성의 영화라 불안했고 보지 못했던 감독의 영화라 더 불안했다. 전체관람가 감독들의 엿보기인데 안 볼 수는 없었다. 역시 그의 영화는 호 불호가 명확하다. 그의 연기는 좋았다. 배우 이솜을 발견하기도 했다. 임필성감독은 나와는 궁합이 안맞는걸로 끝.

보금자리

목소리만 들어도 아는 배우 전도연이 전체관람가에 등장했다. 전체관람가는 매회 감독들 본인이 선택한 키워드를 주제로 단편영화를 만든다. 임필성 감독의 선택은 하우스푸어다.
메이킹필름에도 나오지만 전도연의 역량은 대단하다. 감독이 캐치하지 못한 시나리오의 느낌을 본인만의 것으로 해석해 연기해내고 어려움을 겪는 아역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낸다. 또한 상대역으로 나오는 박해준의 연기도 뒤지지 않는다. 드라마 미생에 영업3팀에 뒤늦게 합류해 신선한 연기를 펼친 배우 박해준이다. 아역의 연기도 놀라웠고 영화 외적으로 드러난 더 큰 반전에 놀랐다.

니가 사는 그집

아직 자신들의 집이 없는 가족이 있다. 딸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고 뱃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다. 그래도 보금자리를 얻기에는 점수가 부족하다. 그 점수를 메꾸기 위해 남편은 아내와 상의도 없이 입양을 결정한다. 그런데 그 아이는 집에 있는 딸아이보다 나이가 많다. 한 눈에 보아도 상처가 많은 얼굴이다. 입양과 파양의 반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아이는 살(고 싶은) 집이 필요하고 가족은 살(수 있는)집이 필요하다.

영화 전반의 내용을 거의 다 이야기 한 것 같다. 한 번 쯤은 지나쳤을 단편을 오늘은 한 번 보시기를 추천한다.
장편보다 나았던 단편.


하우스 푸어이야기가 나오니 대학 마지막 여름방학이 떠오른다. 그해 겨울 이맘때 쯤 동자동을 찾았다. 졸업을 하려면 졸업작품전을 해야했다. 대상지가 필요했고 연합뉴스의 연재기사를 보고 동자동을 혼자 찾아갔다. 서울역 앞 빌딩숲에 가려져 있던 동네는 날씨보다 더 춥게 느껴졌다. 옆에 한명 달고 오는 것인데...이미 기사로 많은 것을 얻었으니 다음번에 다시 우르르 몰려오기로 했다. 몇일 뒤, 내가 느낀 그 느낌 그대로를 옆에서 느끼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는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다가왔다. 대낮에 등장한 취객. 그대로 떠나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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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골목의 시작인데 돌아갈 수는 없었다. 오르막길을 오르니 이제는 노란머리를 한 아주머니가 우리를 주시한다. 외부인의 등장에 곱지 않은 시선을 우리는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먼저 말을 걸어온 이는 아주머니였다. 추운데 들어와서 커피 한잔 하고 가란다. 그곳은 쪽방촌이다. 기사로 먼저 접하고 취객을 마주하니 더 해진 편견과 선입견은 먼저 다가와준 아주머니의 환대에 눈 녹듯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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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촌을 잘 모르거나 처음 듣는 이들도 있겠다. 말 그대로 방을 쪽내 누울자리 하나에 한 사람이 지내고 화장실을 포함한 위생시설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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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건물이 전쟁 이후에 지어졌기에 더욱 열악한 환경이다. 대부분이 기초생활수급자이며 어르신들이다.

그렇게 한 학기를 보내고 전시를 했다. 동자동을 조금 더 알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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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으로서 커팅에도 참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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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동 지킴이라고 할까. 활동가 아저씨는 우리가 처음 찾았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펼쳐졌다며 좋아라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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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는 받지 않았지만 조금의 기부금을 받아 동자동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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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후 일이 더 커졌다. 후원이 들어와 쓰지 않고 버려진 공간을 마을의 공용식당으로 바꾸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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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교수가 설계하고 재활자들이 주축이 되어 시공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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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라이트와 바는 설계 miss다. 취객이 올라가 전구하나를 깨드시고 바가 옆으로 고꾸라져 인조대리석 상판이 깨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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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기증받은 책들이 책장을 채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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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했는지 손수 책장을 만드셨다!

공사 도중에 작은 다툼이 있었다. 공용식당도 중요하지만 샤워기 하나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그 의견을 낸 아저씨는 매일 취해 찾아와 매번 이야기했다. 공사를 책임지는 현장에서는 매번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감독으로 있는 나조차도 초짜이고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전문인력들이 아니였다. 그리고는 공사를 마치고 개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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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취해 있던 아저씨는 그날은 멀끔한 차림에 말짱한 정신으로 평소와 같이 웃으며 우리를 반겨주었다. 항상 취해있었지만 항상 웃고 계셨다. 그리고는 보여줄것이 있다고 나를 안으로 구겨넣었다. 너무 좁은 공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어와 있었다. 이내 얼굴이 찡그려졌다. 곱게 화장한 얼굴에 꼬마가 장난으로 루즈를 덧 바른 느낌이었다. 그림이 망쳐버린 느낌이 들었다. 아저씨는 왕년에 가구회사에 다녔다며 손수 공사를 하셨다고 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그 공간은 내가 지낼 공간이 아니였다. 3주간 곱게 정성들였던 공간이라고 정이 생겼었나 보다.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 다시 겨울이 찾아와 문득 동자동이 생각나 들어가본 까페(다음)에는 아저씨의 부고가 적혀 있었다. 그 공사를 마치고 얼마 안되어 돌아가셨다는 글이었다.


아직 잘 있으려나 사랑방식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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