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바람이 마음속까지 후려 때려 치던 크리스마스 다음 날, 이별의 아픔을 겪고 솔로로 돌아온 친구와 함께 뜨끈한 국물로 마음을 녹이고 달달한 소주와 쓰디 쓴 아픔을 아주 살짝 견뎌 내고 왔습니다.
상호 : 정솔 닭한마리 영등포 원조 본점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영중로4길 30
1층으로 들어가니 비어있는 테이블이 없어 가파른 계단을 올라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도 역시나 빈 자리 없이 가득차 있었는데 운 좋게 이른 시간에 벌써 닭 한마리를 초토화 시키고 떠난 님들 덕에 자리를 정리중인 자리를 득했습니다. 조금만 늦었다면 바로 뒤 쫓아 올라오던 이들에게 넘겨주고 다시 거리를 나와 칼 바람을 맞으며 어디를 갈까 고통스런 고민을 했을겁니다.
조금은 밋밋해 보이던 국물에 닭 한마리가 담겨 있습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직원들이 친절히 잘라 줍니다. 너무도 빠른 스피드에 통째로 있던 닭 한마리를 사진으로 남기지 못했습니다.
뚜껑을 닫아 닭을 마져 익힙니다. 그 사이 친구에게 괜찮냐는 위로를 건냅니다.
당연히 괜찮을리가 없습니다. 말 없이 들어주며 소주 한 잔 기울입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이제 먹어도 된다며 뚜껑을 열여주시는 이모님.
지글지글 보글보글 끓어 국물에 닭의 풍미가 우러나고 닭에는 적당히 간이 베었습니다.
처음 왔는지 오랜만에 온건지 헤깔리기 시작합니다. 처음 왔다고 생각을 정리하고 마주 앉은 친구의 행동을 지켜보며 닭고기와 함께 먹을 양념장을 만듭니다.
볼이 쏙 들어가 핼쑥해진 친구는 입 맛이 없는 것인지 닭다리 한 마리를 무심히 던져주네요. ㄱㅅㅇ
이전의 아픔과는 달랐는지 더욱 더 힘들어 하고 그 만큼 더 이겨내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것이 느껴지네요. 입은 다물고 귀를 열어 친구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철학자가 다 되었습니다.
닭 한마리가 우리들 대화의 조연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떠난 님도 보내고 닭도 보냈습니다.
그 자리를 맛있게 볶아진 밥이 대신합니다. 이모님의 스피드는 여전히 빠릅니다.
여느 집과는 조금 다른 매콤함이 느껴지네요. 분명 맵지는 않은데 알싸하면서 칼칼한 매콤함이였습니다.
배도 부르고 술도 적당히 먹었으니 집에 가야 합니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헤어지는 것은 적당히 이야기했고 적당히 취했으니 적당한 아픔만 견뎌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더하는 것은 아픔만 더 할 뿐이니.
연말처럼 칼바람이 불지는 않지만 겨울에 뜨끈한 국물과 함께 먹는 닭한마리 한 번 드셔보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