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살아있는 사슴, 양, 새는 물론 곳곳에 동물상이 있었다. 사슴의 귀여운 모습에 즐거워 하다가도 커다란 멧돼지 동상이 두려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동상이라는 사실에도 쉬이 접근하지 못하더니 나중에는 올라타려고 때를 쓰기도 했다. 아이들은 역시 쉽사리 적응하기 힘든 존재다. 날이 차기는 했지만 야외에 다양한 동물과 동상들이 있어서 천천히 즐기며 돌아다니는데도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실내에는 국민공룡이라고 할 수 있는 트리케라톱스와 스테고사우르스의 화석이 전시되어 있었다.트리케라톱스의 머리뼈는 화석이 아닌 인공적인 작품으로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보호상자도 없이 저렇게 내놓을 수는 없지 않을까? 트리케라톱스의 머리뼈에 이어 전체 뼈조각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스테고사우르스를 보았는데, 이 역시 진짜 화석이라기보다는 인공적으로 만든 뼈조각 같아 보였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조그만 박물관에 진짜 화석을 가져다 놓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아이들은 이것이 가짜임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가지고 즐거워 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장소에 들리거나 사물을 관찰할 때 이것저것 따지고 진품명품을 가리는 나와는 다르게 때묻지 않은 아이들의 순수함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있는 그대로 바라 보고, 느끼고, 즐기는 방법은 아이들을 보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사 박물관 건물은 총 3층이며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볼거리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여러 종류의 공룡 모형이 전시되어 있고 고대 수중 생물에 관한 전시물도 꽤 많은 편이다. 고생대의 생물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남아있는 희귀 동물 및 다양한 생물들도 전시되어 있어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둘러보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추후에 장인어른과 장모님께서 오신다면 한 번 더 방문해 볼 생각이다.
아이들에게는 외면 받았지만 엄청난 종류의 돌도 전시되어 있었다. 지구과학 시간에 듣도 보도 못했던 것들을 한 자리에서 구경할 수 있어서 나로서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다만, 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조금 아쉬웠다. 짧은 정보라도 있었다면 그것을 토대로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흥미를 끌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어쨌건 나로서도 미지의 영역이었던 지질학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이었고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공부를 하고 싶기도 했다.
별관에 상영관이 있는데 20분 남짓한 영화를 상영해 주었다. 여자아이들을 데리고 오신 분이 계셨는데 무서운 육식공룡이 나타나자 아이들이 겁에 질려서 관람 중 자리를 뜨셨다. 그도 그럴 것이 3D 영화라 바로 앞에서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조금 무섭기는 했다. 아이를 핑계로 나도 자리를 뜨고 싶었지만 첫째가 너무 몰입해서 보는 바람에 탈출에는 실패했다.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을 꼭 끌어 안고 끝까지 관람했다.
또 다른 별관에는 체험실이 있었는데 날이 춥고 운영이 안되서 그런지 관리가 썩 좋지 않았다. 관람객 유치와 관리에 조금 더 힘쓴다면 아마도 남양주에서 제일 멋진 박물관이 될 수 있을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주변에 이정도 규모에 이정도 퀄리티를 가진 박물관이 드물다. 내가 살고 있는 고장에 이런 박물관이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행복한 사실이다. 많은 분들이 찾고 유명해져서 조금 더 나은 박물관이 되면 좋겠다. 아이들과 함께 자주 찾아볼 수 있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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