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여행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장흥 물 축제"였다.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더 신나게 뛰어 놀았고 나 역시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흘렀다. 여행을 다녀온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을 감으면 어둠을 걷어내며 생생하게 떠오른다.
전남 지역에서 장흥 물 축제는 꽤나 유명한 축제였다(고흥에 친정이 있는 이웃 아주머니는 꼭 가보라며 적극 추천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니 각 지역에서 축제에 참여하고 만족했다는 후기를 접할 수 있었는데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알차게 구성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7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다양한 체험 활동과 볼거리가 많아 남녀노소 가리지않고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땟목 타기 무료 체험. 수상보트가 만들어낸 물결에 땟목이 크게 출렁이자 둘째는 무서워서 울었다 ㅋㅋ
프로그램은 무료와 유료가 있었는데 대체로 무료는 짧은 시간 체험하는 것이었고 유료는 1~2시간 정도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유료 프로그램에 지출되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이들과 함께 영혼이 털릴 정도로 신나게 놀 수 있었던 건 말할 것도 없고 프로그램 참여 금액에 비례하여 상품권을 지급해 주었기 때문이다. 상품권은 근처에 위치한 특산품 코너에서 특산품이나 주전부리 등으로 교환이 가능했는데 우리는 버섯차와 뻥튀기를 바꾸어 먹었다. 주전부리를 넉넉하게 챙겨갔지만 물놀이로 소모한 체력을 보충하느라 버섯차와 뻥튀기까지 모조리 먹어치웠다. 공짜로 먹는 기분이라 그런지 맛이 더 좋았다.
유료 프로그램은 지상최대의 물총싸움과 황금물고기를 잡아라를 체험했다. 물총싸움은 대형 수영장 안에서 보이는데로 물총을 쏘며 노는 것이었는데 한 가지 더 즐거웠던 건 무대 위에서 음악에 맞추어 미녀들이 춤을 추며 물총을 쏘아대는 것이었다. 아내님과 첫째가 얼마나 신나게 노는지 보는 내가 더 신이 날 정도였다. 나도 함께 어울리고 싶었지만 잠깐 체력이 방전된 둘째가 잠이 드는 바람에 멀찌감치서 구경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참여한 프로그램은 황금물고기를 잡아라!! 강 둘레에 물고기를 풀어 놓고 그 중에서 황금물고기를 잡는 사람에게 특산품을 지급하는 체험이었다. 황금물고기라고 하길래 황금쏘가리라도 풀었는줄 알았는데 그냥 물고기에게 고무줄을 묶은 것뿐이었다. 어쨌든 꼭 특산품이 아니더라도 잡은 물고기는 한 사람당 10마리를 가지고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입장 전부터 불안한 기운이 엄습해 왔다. 프로그램 설명에는 분명히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아야 한다고 표시되어 있었지만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가 뜰채며 어망 등 완전무장을 하고 있었다. 정말 순수하게 맨손으로 입장한 건 나와 첫째뿐이었다. 하지만 아빠의 입장에서 아들에게 변명을 하거나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다. 정말 사력을 다해 물고기를 잡으러 다녔다. 결혼반지를 잃어버릴 뻔할 정도로 노력한 끝에 결국 대형 장어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나가던 분이 붕어를 많이 잡았다며 한 마리 주셔서 의기양양하게 첫째 앞에 설 수 있었다. 가져가서 요리를 해 먹을까 했지만 아이가 풀어주고 싶다고 해서 체험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모두 풀어 주었다. 두 시간의 노력이 아쉽기는 했지만 아이의 따뜻한 마음에 더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물놀이 역시 말할 것도 없이 좋았다. 깨끗하고 시원한 탐진강은 식수로 사용할 정도로 맑았다. 첫째의 허리 높이까지 오는 높이라 안전하게 물놀이 할 수 있었고 중간에 징검다리가 있어 강 이곳 저곳을 누비며 놀 수도 있었다. 아부다비에 있을 때 구입했던 첫째의 악어튜브는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여러 아이들이 같이 놀자며 달려들어 그날 하루 인기스타가 되었다. 첫째는 단 하루뿐이었지만 많은 친구들을 만들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했다. 나 역시 여행을 통해 아이가 더 성장하는 것 같아서 괜시리 뿌뜻한 하루였다.
하루 종일 축제를 즐기면서 체력을 소비했더니 굉장히 허기졌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장흥에서 유명한 삼합(한우+조개+버섯)을 먹었다. 배까지 든든하게 채우고 아이들이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니 세상 부러울게 하나 없었다. 겨울과 봄 사이에는 동백꽃이 장관을 이룬다고도 하는데 기회만 된다면 꼭 다시 가보고 싶다.
여행지 정보
● 대한민국 전라남도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장흥우드랜드
trips.teem 으로 작성된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