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하는 시간에 와이프는 전화를 하지 않는다. 내가 오롯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때문이다. 이런 사소한 배려가 야근을 하지않고 집으로 일찍 귀가하는 결과로 이어지니 와이프에게 고마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오늘은 어쩐일로 퇴근 한시간 전에 전화가 왔다.
둘째가 장염이란다.
오늘은 일찍 들어올수 있냐는 말에 알겠다고 전화를 끊었다.
월요일과 화요일 연이은 회식으로 집에 들어갔을때는 와이프와 아이들 모두 자고 있었다. 내가 들어오자 와이프는 잠에서 깨어 일을하기 시작했다. 나는 혼자 좋은 음식으로 사람들과 희희낙락 어울릴때 와이프는 아이 둘을 돌보면서 새벽까지 일을 한다.
아이가 아플때는 자신이 잘 돌보지 못한 것이라 자책을 하며 집도 깨끗한 편이지만 대청소까지 해놓았다.
오늘 일찍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와보니 둘째는 와이프에게 매달려 울고 있고 첫째는 열심히 논 흔적을 난장판 그대로 보여주었다.
저녁을 준비하며 미안해 하는 와이프를 보니 눈물이 날거 같았다.
오늘따라 더 안스러워 보인다. 와이프도 첫째도 둘째도...
내가 대신 아팠으면, 내가 대신 고통받았으면, 내가 다 끌어안을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빼도 좋으니 가족들 모두 건강하기만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