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서 아이들과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도서관이다. 2주에 20권의 도서를 대여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곳이라 적어도 2주에 한 번은 방문하고 있었는데 최근들어 방문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매주 토요일마다 아이들을 위해 애니메이션을 상영해 주기 시작한 것이다. 무료로 상영하는데다가 대부분의 관람자가 꼬꼬마들이라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든다. 약간은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아이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기가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어느 때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의자에 몸을 맡겼다. 이번에 상영한 영화는 한반도 공룡 점박이 1편이었다.
주인공인 점박이(타르보 사우르스)는 아주 귀여운 아기 공룡이다. 그러나 사랑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발암을 유발하는 케릭터로 나온다. 엄마와 형, 누나들의 사냥을 방해하기도 하고 혼자서 숲속을 돌아다니다가 사나운 초식공룡 삼지창(테리지노 사우르스)을 만나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뒷치닥거리는 언제나 가족들의 몫. 마치 전혀 통제가 되지 않는 미친 미운 4살 아이처럼 느껴져서 아빠의 심정으로 볼 수 있었다.
일상의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점박이 엄마에게 복수를 꿈 꾸는 애꾸눈(티라노 사우르스)이 돌아오면서 상황은 점점 긴박하게 돌아간다. 계속되는 애꾸눈의 견제와 계략 때문에 위험의 나날이 지속되고, 언제까지나 자신을 지켜줄 것 같던 엄마와 형, 누나들은 결국 애꾸눈의 계략에 빠져 죽고 만다. 한 순간에 가족 모두를 잃고 자연의 냉혹함에 맞닥뜨리게 된 점박이. 아직 어린 육식공룡 혼자서는 살아남기 버거워 보이는 공룡시대에서 과연 잘 성장해 나갈 수 있을까?
남자들이라면 대부분이 좋아하는 공룡을 주제로 한 애니라 지루하지 않게 관람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초반에 너무 발암 행동을 하는 점박이 때문에 보는 내내 고구마 몇 개를 먹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건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그래픽, 그리고 한반도에 거주했던 공룡에 대한 고증이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그래픽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잘 만들어 졌다. 내 기억 속에 최고의 3D 영화는 디워였는데 디워의 조잡스러운 그래픽과는 차원이 달랐다. 시대를 앞서가는 심형래 감독님께는 죄송한 마음이 들지만 만약 디워의 그래픽이 이정도 수준만 되었어도(사실 스토리와 배우도 너무 허접 했지만 ㅠ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것 같아 보였다. 어쨌든 디워가 있었기에 우리나라의 3D영화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고 이렇게 좋은 작품을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기에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공룡들은 워낙 유명한 공룡들이라 기초적인 상식을 쌓은 후 아이와 함께 보면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 다행이도 우리집의 경우 공룡책이 3권이나 있고, 도서관에서 엄청나게 대여하여 보면서 내공을 쌓았기 때문에 아이와 비슷한 시선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보통 영화가 끝나면 함께 관람한 사람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또다른 재미라고 생각하는데 집에 오는 내내 아이와 점박이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점박이 1편을 너무 재미있게 봐서 그런지 2편 역시 기대가 된다. 조만간 시간을 내서 아이와 함께 봐야겠다.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128475-jeom-bak-i-han-ban-do-eui-gong-ryong-3d?language=ko-KR)
Critic: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