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만화영화를 좋아했다. 로보트 태권브이, 지구의 용사 썬가드, 볼트론 등 30년 전에 본 만화지만 아직까지 주제곡을 기억해내 부를 정도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 이들 만화에는 공통점이 있다. 주인공은 항상 선하고 그에 대항하는 존재는 항상 악으로 비춰지는 것이다. 로봇 기술을 빼앗으려는 악당, 지구를 정복하려는 악당, 우주 질서를 파괴하려는 악당. 내가 어릴 적에만해도 주인공은 그런 악당을 물리치고 정의를 수호하는 존재로만 인식되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선과 악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악당이 언제까지나 악당으로만 남아있지도 않다. 아기공룡 둘리만 보더라도 둘리와 친구들을 구박하는 고길동 아저씨(이제는 나보다 나이가 적을지도 모르지만)가 악의 존재로 인식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가 측은해지고 가엽게 여겨지는 것은 그 상황과 환경,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서 존재의 정의가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다는 것, 정의의 반대말은 불의가 아니라 또 다른 정의라는 것을 이제는 받아 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아이들과 함께 본 "메가 마인드" 역시 영원한 선도 악도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물론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스토리가 독특하면서 재미 요소가 가득해 아이들과 함께 보기 더없이 좋은 영화였다. 특히 메가마인드를 국민배우 김수로가 더빙을 했는데 장난끼 가득하고 익살스러운 목소리가 정말 잘 어울린다. 메가마인드라고 하면 스토리나 영화 속 장면보다 그의 웃음소리가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로 섭외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메가마인드는 악당으로 등장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오히려 연민을 느끼게 하고, 응원하게 되고,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매력적인 케릭터다. 하지만 처음 그의 등장은 절망적이다. 멸망해가는 종족의 최후의 한 사람. 그의 부모님은 갓난아기인 그를 우주선에 태워 보낸다. 지구에 불시착한 그는 물고기 보모에게 의지한채 힘들게 성장하지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도착한 메가마인드의 적수 슈퍼 히어로는 부자집에 입양되어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히어로와 비교당하고 무시당한다. 뭘 해도 하어로보다 잘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메가마인드는 결국 악당이 되기로 결심한다.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스토리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히어로물과는 감히 차원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악당에서 히어로로, 히어로에서 악당으로 변하는 케릭터가 있는가하면 히어로 생활에 대한 고뇌와 부담, 그리고 히어로 역시 결국 일상생활에서 행복해지고 싶은 한 인간일뿐이라는 교훈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아이들이야 마냥 보고 즐거워 했지만 어른의 입장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보면 좋은 애니메이션으로 꼭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38055-megamind?language=ko-KR)
Critic: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