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날때마다 적어 놓은 밀린 일기입니다.
1
운동을 하면 왜 이렇게 머리가 아픈지... 체력보다 현기증이 문제다. 머리를 도끼로 쪼개는 것 같다. 한방에 쪼개는게 아니라 도끼를 쑤셔넣고 조금씩 힘으로 밀고 들어온다.
2
킥복싱스피릿! 쨉쨉 훅훅 어퍼컷 앞발차기 뒷발차기 옆차기 점프차기! 이것은 전율이다. 아줌마들 사이의 39금 개그에 따르면 "남편보다 더 좋다"고 하는 바로 그 전율이다.
3
포스팅을 쓴다고 옛날 무비들을 다시 잠깐씩 살펴보았다. 자꾸 옛것을 뒤적이는 걸 보면 나도 꽤나 나이가 들었나보다. 옛날 옛적 발랄한 나의 모습이 떠올라 미소를 지었다. 나는 참 그때 아무 생각이 없었다. 고등학교때 고민이 뭐냐고 묻던 친구가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질문이었다. 왜 고민을 하면서 살아야하는지 나는 대학생이 되어서야 겨우 알수 있었다. 그뒤론 숙제처럼 고민을 달고 살아야 했지만 요즘은 다시 아무 생각이 없다. 그리고 스팀잇을 한다. 스팀잇이 없다면 옛 생각이라도 하고 살까.
4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보며 또 울었다. 대사가 정말 가슴을 조인다. "인생, 왜 이렇게 치사한걸까?" "사랑하지 않으니까 치사한거지... 치사한 새끼들 천지야."
5
그는 나의 이상향의 사람이다. 이상형이 아니고 이상향이다. 누구냐고? 나의 아저씨, 박동훈. 그는 세상에 대고 편견이 얼마나 무모하고 그릇된 것인지 처절하게 알려준다. 그저 배운대로 살라고 솔선수범한다. 그의 윤리의 가치가 오늘날에는 감히 범접할수 없는 '이상'이 되어버렸다. 배운대로 양심대로 사는게 이렇게나 어렵다니 몰락한 윤리앞에 숙연해진다. 앞으로 너의 이상향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박동훈이라 해야겠다. 그를 잊지 않겠다. 박동훈.
6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매연가스를 뿜고 달리는 자동차를 보는데 문득 암이 떠올랐다. 암에 걸릴것 같다라는 생각은 벌써 20년째 하고 있는 생각이다. 엄마가 주신 슬픈 선물이다. 나는 암의 유전자를 갖고 살고 있다.
7
깜빡 잠이 들었는데, 운동과 스팀잇이 짬뽕되어 꿈에 나타났다. 센터의 운동하는 사람들 모습 하나하나에 보팅하고 있는 나는 전지전능하다. 그들을 클릭하면 그들의 전신이 3D로 입체감있게 튀어나오고는 동글뱅이뒤에 곧 스팀달러가 들러붙는다. 사람들이 쥐꼬리만한 0.03스달을 등허리에 달고 다닌다. 잠에서 깨어 묻는다. 운동과 스팀잇의 중독이란?
8
도플갱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정말로 전세계에 나와 똑같은 7명이 존재한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내가 도플갱어인지 그들이 도플갱어인지 여행중에 만나기라도 한다면 신기할것 같다. 그들을 만나면 이렇게 말해볼까?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나요?"
9
유상 스파 임대를 했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일이다. 막상 유상 스파 임대가 당첨된 순간은 솔직히 갈등이 일었다. 뭐랄까... 순간적으로 이득을 따져본 것 같다. 한달에 1000스파 임대를 통해 얻을수 있는 이득이란 계산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것 같다. 오히려 경우에 따라서는 손해라면 손해일수도 있겠다. 그냥 한번 해보고 싶은 이유가 첫번째이고, 두번째는 나의 이웃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랄까. 나한텐 일종의 보상이벤트같은 것이다. 부지런히 더 열심히 활동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함께 임대받은것 같다.
10
김작가님이 주최하는 펜 공모전이 드디어 오픈했다. 일기라니... 편하게 올리던 일기가 공모형식을 띄게 되면 어떻게 변할까 생각해보았다. 좀더 수사적으로 변하지 않을까의 우려와 억지로 살을 덧붙이려는 쓸데없는 수고로움이 생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살짝 두려움이 생긴다. 공모하지 말까? 그래. 공모하지 말자! 이런 좋은 이벤트는 나보다는 뉴비들에게 더 좋은 기회가 될것 같다. 난 이제 올드한 올드비니까. 자꾸 올드함이 부담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