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가 간질간질합니다. 도서관에 다녀왔거든요. 책 알러지! 하하핫! 혹시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려나요?
아이들 학교의 도서관은 시설이 좋아서 공기가 꽤 쾌적하지만 오늘 제가 방학을 대비해서 빌려온 책은 비인기류의 책이라 가장 구석코너에 자리잡아서 그런지 먼지가 좀 쌓여있더라구요. 덕분에 먼지 좀 날리고 마셨더니 지금까지 코가 간지럽고 재채기가 나옵니다. 아호~ 배얏! 재채기에 완전 취약한 내 복근! 큭큭큭! 재채기할때마다 힘들어요!
오늘 빌려온 책입니다. 이번 방학때는 클래식북을 한번 볼래? 라는 물음에 흔쾌하게 그러마라고 대답해주는 아이들이 고마워서 여름 방학을 위해 18권을 빌려왔습니다. 대부분 고전이고, 몇권은 신간입니다.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은 판타지소설이고, 시리즈도 엄청 많아서 감히 사줄 엄두도 못 낼 정도로 종류가 많죠. 이젠 그마저도 시큰둥해진 틈을 타 고전문학을 추천해봤습니다. 고전이라고 부르는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흔히 접해본 책들이죠. 세계문학전집에 보면 꼭 들어가 있는 책말입니다.
아이들이 볼 책입니다. 제가 아니고요 ㅋㅋ
요즘 아이들이 고전을 어디 좋아하나요...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다행인지 음악은 고전을 듣기도 하길래 문학도 얼결에 추천해봅니다. 사실 어릴때는 꾸역꾸역 엄마가 읽으라니까 재미가 없어도 읽는 척은 했지만 한동안은 좀 멀어졌었는데 이번 기회에 재미를 가져볼수 있을지 없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찬찬히 보니 과연 아이들의 취향에 맞을까 모르겠습니다. 한두권 보고 더 못 본다고 할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봐도 썩 재밌지는 않은 도서목록이군요. 할수 없지요. 안 본 책들 위주로 고르다보니 그럴수 밖에 없더라고 위로를 해봅니다.
저는 민음사에서 나온 세계문학전집세트를 갖고 싶습니다. 총 350권이 넘죠. 사는 것도 사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가져오는 것이 문제입니다. 100킬로짜리 화물이잖아요. 스달 떡상하면 사볼까도 합니다. 아~ 곧 그런 날이 오겠죠? 이사할 때마다 골치덩어리가 될테고 언젠간 처치곤란한 날도 오기도 할겁니다. 남편이 가지고 있는 커다란 어항때문에 몇년을 이사를 못하고 있는데, 책들 때문에 이사가 주저되는 이유가 하나 더 늘겠네요.
큰 아이가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아이방을 책과 악기방으로 만들어야겠습니다. 근사한 서재나 작업실이 아니어도 책과 악기로 가득찬 방이라면 좋겠습니다. 딱 일면의 벽만을 책장으로 짜맞추어야겠어요. 여유가 된다면 튼튼한 마호가니 책장이 좋겠어요. 전집만으로는 책장에 책을 꽂았을때 볼품이 없으니 여러 예쁜 책을 중간중간 아무렇게나 꽂아 두어야 합니다. 침대를 빼고 대신 심플한 3인용 소파와 오리엔탈 스타일의 싱글체어, 그리고 앙증맞도록 작은 티테이블도 하나 넣어주고요, 작은 콘솔테이블에는 큰 아이의 사진액자를 놓아두어야겠어요. 방주인을 위한 배려차원이죠. 당연히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오디오 장비는 갖추어야겠지요. 책을 보다 잠이 들수도 있으니 푹신한 쿠션은 두개, 그리고 작은 담요도 하나 필요하겠네요. 한쪽에 피아노랑 드럼이랑 몇 개의 기타와 트럼펫과 오보에를 넣어주고요. 디스플레이용으로는 첼로나 콘트라베이스가 제일 멋지긴 한데 없으니까 패스합니다. 일렉트릭 음향장비도 좀 들어가야 하는데... 잘 안 어울리는 조합이라 조금 고민이 되긴 하네요.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이 방의 먼지 청소는 어마어마하게 신경써서 해줘야겠지요.
그 방에 있는 책을 볼 사람은 저밖에 없을 듯합니다. 아이들은 한글책 보는 걸 어려워해서 만화책 보는 정도로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그방과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책들은 오로지 저만을 위한 것이 될겁니다. 지금도 책을 잘 안 보면서 책욕심이 우습기도 하네요. 순전히 장식용이라고 해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마음이 넉넉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상상이라고는 하지만, 그마저도 참 소박하지 않나요?
그나저나 이 간지러움은 무엇으로 해소시키면 좋을까요. 우리집 책방에 들어가도 이렇게 간지러울텐데 먼지 한톨 없게 관리가 될까 모르겠습니다. 책방을 위한 청소 도우미가 필요할지도 모르겠군요. 뭐, 어쨌거나 즐거운 우리집 책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