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해피여요. 엄마가 오늘은 저한테 글을 써보라고 했어요. 엄마는 좀 쉬고 싶대요. 도대체 엄마는 뭘 하고 다니길래 이렇게 피곤해 하는 걸까요? 누구 아시는 분 있으세요? 그렇잖아도 할말이 있었는데 잘 되었지 뭐예요. 며칠전 엄마가 올린 글 중 '해피 덕분에'에 호텔 미용실 논란이 있어서 글을 쓰게 되었어요. 일종의 해명글이 되겠어요.
해명의 글
우선 저는 호텔 미용실에 다니는 개가 아니여요. 모 전직 국회의원이 수억원 짜리 강남피부샵에 다닌다고 했을 때 제가 얼마나 경악을 했는데요, 호텔 미용실이라니 말도 안돼요.
제가 다니는 미용실은 호텔 옆에 있는 작은 동물 병원에 딸린 곳이고요. 미용실이라고 해야 병원 한쪽의 펫용품들을 파는 공간의 제일 안쪽에 마련된, 고작해야 두 평 남짓한 공간이 전부인 소박한 곳이여요. 그곳에서 목욕을 하고 간단하게 단장을 해요. 티브이에 나오는 고급 애견 미용실을 상상하셨다면 완전 오해여요.
미용을 다 마치면 케이지 안에 꼼짝 않고 엄마를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이 제일 지루하거든요. 옆 케이지에 있는 포메라니언이나 요크셔테리어의 똥꼬도 보기 싫고요. 그래서 엄마한테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고, 엄마가 제일 가까운 호텔 로비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던 거여요.
이 정도면 오해는 풀리셨을 테니 해피 팔자가 개팔자라느니, 상팔자라느니 이런 논란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해요. 누누히 이야기하지만 저의 견생도 녹록치 않아요. 휴~ 역시 논란에 대한 해명은 한 보따리를 풀어놔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요.
제 삶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몇 번의 글을 통해 말씀드렸으니 오늘은 안 할라고요. 같은 내용으로 자꾸 징징대다간 언팔하시는 분들이 생길까봐서요. 대신 재미난 이야기를 해드릴께요. 제 첫경험에 대해서요.
첫경험, 그녀
그러니까 그곳은 일명 견공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작은 쇼핑몰에 갔을 때여요. 예전엔 토요일마다 아빠가 저를 데리고 가셨는데요, 그날도 아빠랑 형아들이랑 작은 야외 까페에서 브런치를 먹고 있었어요.
아주 작은 숙녀였어요. 하얀색 긴털을 자랑하는 그녀는 꼬리가 특히 풍성하게 솟아 올라 이뻤어요. 멀리서 걸어 올때부터 눈에 띄긴 하던데, 전 별로 여자에게 관심이 없던 터라 애써 그 눈부심을 외면하고 있었던 터였어요. 고개를 돌려 반대쪽을 보니 바보같은 쌍둥이 퍼그녀석 둘이서 엉켜 놀고, 코기 녀석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어 커다란 궁뎅이를 흔들어대고, 별로 덥지도 않은데 허스키 녀석은 커다란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 침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는 게 보였어요. 정말 개판 오분전이라고 생각하며 고개를 다시 돌린 순간, 그녀가 내 얼굴 바로 앞에 바짝 붙어 있다는 걸 알았어요.
하마터면 코뽀뽀를 할 뻔 했어요. 착각인지 몰라도 그녀가 살짝 윙크를 하는 듯 하더니 잘록한 허리를 돌려 제 뒤에 딱 서는 거여요. 그리곤 저의 똥꼬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어요. 미처 거부할 틈을 한치도 주지 않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어요. 전 완전 얼음이 되어버렸어요. 의지와는 별개로 꼼짝도 할수 없었어요. 그녀는 서서히 내 엉덩이와 허리와 목덜미를 훑어 올라왔어요. 숨이 멎고 심장 마비에 걸리는 줄 알았어요. 힐끗 형아들을 쳐다보니 생글거리며 저를 바라보고 있는거여요. 형들! 날 도와줘! 날 좀 꺼내줘! 도와주기는 커녕 재밌다는 듯이 바라보는 형아들에게 어퍼컷을 날려주고 싶었어요.
결국 제 눈앞에 아름다운 그녀의 올라솟은 꼬리털이 보였어요. 무슨 정신인지 몰라도 나도 모르게 그만 고개를 묻고 그녀의 똥꼬 냄새를 맡기 시작했어요. 아! 뭐라 해야할까요. 이건 처음 맡아보는 향기... 라고 생각하자마자 갑자기 그녀의 엉덩이가 슉 날아놀랐어요. 그녀의 동반자께서 덥썩 그녀를 안아 버린거였어요. 그렇게 그녀는 한걸음 두 걸음씩 멀어져 가더군요. 야속하게도 그녀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어요.
정신을 차려보니 제 눈 앞엔 장난기 가득한 꼬맹이 형아의 두 눈동자가 반짝거리고 있었어요. 어떻게 놀려 먹을까 궁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더라고요. 아구! 부끄러워. 그날 형아는 집에 가자마자 엄마한테 일러바쳤고, 저는 그날과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 내내 기분이 어땠냐고 동그란 눈으로 물어보는 엄마에게 시달려야했죠.
아, 정말 저의 프라이버시는 어디에 가서 호소해야 하는 건지요! 저도 2.5살이나 먹었다고요!
지난 글에서 엄마가 낸 퀴즈의 정답을 저한테 발표하래요.
정답은 알고 나면 눈물이 또르르 날 만한,
"김치"
라고 하네요. 엄마한테 김치는 참 소중한건가봐요. 전 김치를 안 먹어서 잘 모르지만...
정답자가 없어서 베스트답인
즐거운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