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로 여행을 다녀왔다.
출장을 가기 일주일 전인 10월 초 태풍 '콩레이'가 제주를 비롯한 남부지방을 강타하기 직전 오키나와를 정통으로 지나갔을 때 나는 오키나와에 있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여름 휴가를 가지 못한 관계로 좀 느즈막히 여유롭게 여행을 가고자 택한 날짜가 10월 초였고, 선택한 곳이 오키나와였다. 곧 출장을 앞두고 있었고 또 다른 회사의 일을 진행 중이긴 했지만, 앞뒤로 일을 해서 마무리하기에 무리는 아니었다. 그렇게 여행 날짜가 다가오고 있었고, 태풍 '짜미'가 짧고 굵게 오키나와를 지나간 직후여서 안심하고 있었다. 원래 태풍이든 뭐든 두 번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그렇게 흔하지 않은 일이 내 앞에 일어나고야 말았다. 살면서 태풍을 크게 경험해본 적이 없다. 서울에서 나고 자랐고, 조부모님도 모두 이북에서 피난을 내려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내겐 어러서 부터 '시골'도 존재하지 않았다. 뼛속까지 서울리안이면서 겁쟁이 쫄보인 내게 태풍을 경험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정신과 감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감정의 수 많은 기복이 여행을 가기 전 날부터 다시 돌아와 인천국제공항의 땅을 밟을 때까지 이어졌다. 어떤 여행이었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그래도 괜찮았다'고 말하겠지만, 그 안에 많은 것들이 담겨있어서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운 여행이된 듯 하다. 그러다 문득, 이 여행의 후기를 감정의 순서대로 남겨보자는 생각이 들어 노트에 조금 끄적이며 흔적을 남겨놓았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나를 기다렸던 일들을 마무리짓고 바로 출장길에 올랐기 때문에 바로 적지 못하고 담아두었던 것들을 이제부터 조금씩 풀어내볼까 한다.
아래 영상은 오키나와에 도착할 때의 모습.
3박 4일의 여정 동안 이틀 정도의 시간은 태풍이 오기 전이라 오키나와의 첫 인상은 잔잔하고 맑았다. 설렘이 두려움을 덮었던 시간의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