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멍하니 쓸데없는 생각에 잠겨있을 때가 많고, 그 생각들을 따라다니며 낙서하기를 즐깁니다.
최근 독립하여 살게 된 집은 큰 창이 골목으로 나 있어 창문을 열어두면 골목을 지나는 이들의 소리가 꽤 잘 들리는 편이다. 골목을 지나는 수많은 소리 중 좋아하게 된 소리가 있는데, 바로 산책하는 개들의 숨소리이다. 평소 고양이를 즐겨 그리던 내가 이번 작업에서 개를 선택한 이유의 구 할이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정한 주인의 목소리와 함께 설렘이 녹아있는 개의 따뜻한 숨소리가 창문을 넘어 들려오면 그 풍경을 앉은 자리에서 흐뭇하게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이 요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이번 작업도 창문 너머 소리에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산책하는 개의 기분을 상상하듯 작업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