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오후 봉사활동 3일을 남기고, 마지막 오전 봉사활동 시간이 되었다.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변함없이 청소와 책 정리가 주된 활동이다.
명절 때 썼던 양가적 감정에 대한 글을 쓴 이후로 유난히 생각이 많아졌다. 사유(思惟)한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봉사할 때마다 해왔던 단순한 행동 속에서 책 표지와 십진분류표 그리고 도서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고 지금의 스팀잇과 비슷하다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스팀잇에 가입하는 사람들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만큼 올라오는 글도 많아졌다. 지금의 스팀잇은 저 위의 사진처럼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는 여러 책들과 새로 들어올 신간 도서처럼 많은 글이 올라오고 기록된다.
책을 꺼내 읽거나 클릭해서 글을 읽는 독자들의 반응은 천차만별이다. 금방 책을 돌려놓거나 방치하거나 책수레에 갖다놓듯이 자비심 없는(?!) '뒤로 가기'나 백스페이스 키를 누르는 독자들도 있는가 하면, 자리에 앉거나 서서 혹은 컴퓨터나 모바일을 통해 '시간을 들여' 책이나 글을 읽는 사람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자신의 마음에 든다 싶으면 사람들은 특별한 행동을 취한다. 대출이란 이름의 리스팀을 하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 감동에 의해, 기타 여러가지 이유(필독도서 선정 or 명성도 등)로 인해 읽고 싶은 책이나 글을 자신에게로 가져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항상 인기가 좋은 분야와 인기가 없는 분야가 가려지기 마련이었다. 방치되거나 잘못 꽂혀있거나 책수레에 들어있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우리의 스팀잇에선 보팅과 보팅 금액으로 표시되는 것이겠지. 그 도서관에서 인기있는 분야는 십진분류표 기준으로 800대(문학) 중에서도 그림책과 400대(자연과학, 순수과학) 중에서도 공룡이었고, 스팀잇에서 인기있는 분야는 역시나 코인과 이벤트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만이 대출이나 리스팀이 되는 건 아니었다. 언젠가 @dakfn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종종 대출(리스팀)이 튀어나오곤 했으며 심지어는 전문적인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원서'를 대출하는 분들도 있었다. 세상 사는 곳은 어디든 똑같다고 했던가, 도서관과 스팀잇... 전혀 다른 공간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점이 있다는 생각에 다다르자 절로 웃음이 나왔다.
보팅(가치 or 평점 매기기)만 추가되었고 공간만 바뀌었을 뿐이지, 도서관과 스팀잇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 추가된 기능이 사람의 욕망(특히 금전적 측면)을 많이 자극해서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책을 읽고/글을 읽고, 방치하거나/눈팅하거나, 꽂아놓거나/뒤로 가거나, 독후감을 쓰거나/댓글을 달거나, 대출을 하고/리스팀을 한다. 공간은 바뀌었어도, 행동 양식은 변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스팀잇은 도서관과도 같은 것이다.
서가에 꽂혀있는 수많은 책들을 매번 보았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생각이 많아졌던 마지막 오전 봉사활동 시간이었다.
P.S
보팅과 리스팀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보팅이 커피라면 리스팀은 T.O.P라고 생각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