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흔히 보이는 책의 모양은 사각형이었고, 재질은 주로 종이를 사용하지만, 동양의 역사에서 흔히 알려진 사실로는 종이를 만든 사람은 후한 시대의 환관인 '채륜'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원시적인 제지법(종이를 만드는 법)이 있었으니 실제로는 제지법을 개량해서 대량생산에 성공해서 유명해졌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그 이전 시대에는 어떻게 책을 만들었을까요? 원시적인 제지법이 있다지만, 책을 만들기 위해 대량으로 종이를 만들기는 정말 버거웠을 겁니다.
사실 종이가 없었던 시대엔 나무를 세로로 쪼개고 다듬어서 그 부분에 글씨를 썼습니다. 이 때 주로 사용된 나무가 바로 대나무였죠.
이렇게 다른 나무들이나 대나무에 편지나 기록 수단으로 사용된 것을 '죽간(竹簡)' 혹은 목간(木簡)이라고 합니다. 다른 말로는 죽독(竹讀) 혹은 목독(木讀)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합쳐서 '간독'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많은 죽간들을 가죽끈으로 엮어서 두루마리로 만든 형태가 바로 그 옛날의 책이죠.
책을 뜻하는 한자는 바로 저것인데, 바로 죽간들을 끈 같은 것으로 엮은 걸 아주 제대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지요.
문제는 이 수많은 죽간들을 엮어서 두루마리로 만든 것이 책이다보니 무게감도 장난 아닐 것이고 부피 또한 컸을 겁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책 한 권이 옛날 죽간으로는 무려 '수레를 끌고 다녀야 할 정도'라고 했으니....
그래서 예전 사람들은 책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거의 반은 자발적으로 반은 강제적으로 책을 '외웠습니다'. 지금처럼 책을 가지고 다닐 수가 없는 수준이니, 필사적으로 외울 수 밖에 없겠죠. 우리가 알고 있는 도덕경이나 논어 같은 서적도 사실은 간독에 적은 것을 엮어서 만든 것입니다.
두루마리 하나 정도가 책 한권이라면 그나마 손에 들고 다닐 수 있으니 괜찮겠지만, 현재의 책 한 권의 무게나 부피가 간독 두루마리를 수레에 담아서 끌고 다녀야 할 수준이어야 했다는 걸 생각하면...
새삼 채륜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그리고 종이가 얼마나 혁신적인 물건인지 알 것 같습니다. 수레를 끌고 다닐 필요가 없어질 정도로 책 한 권의 무게와 부피를 줄였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