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한자 - 지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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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 중 하나이자 뜨겁게 혹은 따뜻하게 해주는 물질, 그리고 인류가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소가 바로
인류가 불을 피우거나 만들어서 사용하기 전까지는 자연적으로 발생된 불만 있었고, 그것을 무서워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생물들 중에 '약한 종'으로 분류됐던 인류에게도 숨이 트이게 됩니다.
맹수를 쫓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밤에도 활동할 수 있게 했으며, 익혀 먹는 방식까지 가능하게 한 엄청난 도구, 그게 바로 '불'이었습니다.
타오르는 불꽃을 묘사한 불, 점차 지금의 글자로 바뀌어가면서 어느샌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모닥불이죠. 부싯돌이나 나무를 비벼가면서 피웠던 불이다보니, 예전에 생각한 불의 이미지라면 대체로 모닥불이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火도 역시나 따뜻한 모닥불을 연상했던게 아닐까 싶네요.
한 편, 火가 밑으로 가면 왠 가스레인지 불 같은 녀석으로 변합니다. 밑에서 타는 불씨나 불꽃을 표현한 것이죠.
혹은 알(丸)을 심는 埶의 글자와 火가 더해졌습니다. 언덕에 씨앗을 심으면 나무가 자란다는 의미가 확장되어 불기운이 세지다=덥다가 된 모양입니다.
※ 음을 빌려온 글자(여기서는 埶)는 보통 뜻을 따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거나 빌려오는 건 아닌가봅니다. 모르는 새에 뜻을 숨기는 경우도 있네요.
윗 글자인 亨(형통할 형)이 享(누릴 향)에서 갈라져 나왔는데 이 한자들은 본래 '제사'와 관련된 한자였습니다. 그래서 음을 빌렸을 수도 있다지만 제물,희생의 느낌이 내포된 부정적인 의미가 烹에 고스란히 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요새 화재 사건들을 보신 분들은 알듯이 灬를 제외하고 보면 불에 너무 타버려서 앙상한 기둥이나 철골 같은 구조물만 남은... 말 그대로 다 타버려서 뼈만 남아버린 모습이 절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밑엔 불씨만...
그래서, 지금에 와선 아마 불과 관련성이 없지는 않다고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