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패션을 전공했다. 무언가를 쓴다면 패션에 관한 것을 쓰는 것이 맞다.
패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글을 쓰기로 결정하기 까지 굉장한 시간이 걸렸다. 패션에 관련한 이야기는 사진없이 이야기 할 수 없다. 여행기가 그렇듯 패션글도 사진 없이는 생동감 없는 글이 되고 만다. 직접 찍을 수 있다면 좋겠으나 그럴 수 없기에 저작권, 초상권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하게 된다. 심사숙고하며 쓴다.
신년을 맞아 선보이는 두두의 옷장은 <스티미언 살찌우기 프로젝트>나 기타 사진들처럼 매일 올라가는 글이 아니다. 두두의 옷장은 이름 그대로 나의 옷장이다. 단순 정보만이 아닌 나의 생각 또한 들어있으니 읽는 사람의 옷장에 들어갈 때에는 그 사람만의 새로운 생각으로 들어가길 바라며 쓴다. 오늘 역시 정보만으로 따지자면 이브 생 로랑이라는 디자이너가 " 르 스모킹 " 이라는 여성용 턱시도를 만들었다는 내용에 그친다.
새로운 컨텐츠에 대한 소개로 서두가 길었다. 다음부터는 그럴일이 없으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무언가를 쓸 때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는 글을 쓰는 일이 익숙치 않다. 스스로에게 쓴다는 마음으로 존대가 없는 것 역시 이해바란다. 두두의 옷장 그 첫 문을 연다.
<오늘의 이야기는 예술의 나라 프랑스가 자랑하는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패션을 상업의 한 영역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기본적인 소비재로 여기는 경우가 많으며 패션을 예술 또는 작품이라 생각하는 문화를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과 같이 패션이 조기에 발달했던 국가들에서는 패션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여기고 예술의 또 다른 장르로 생각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그 국가들 중 하나인 프랑스는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이 깃든 나라이다. 허나 아이러니하게 프랑스는 얼마 전까지 여성의 바지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인 판탈롱 조례가 남아있던 나라이다. 비록 유명무실한 조례가 된지 오래지만 2013년이 되어서야 공식적인 폐지가 선언되었다. 이러한 프랑스에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예술작품이 있다. 프랑스에서 탄생한 천재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과 그의 예술작품 “르 스모킹(Le Smoking)”에 관해 소개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패션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의 모습>
1936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1957년 21세의 나이로 디올의 수석디자이너 자리를 맡은 천재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그는 디올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한 뒤 패션사에 길이 남을 예술작을 탄생시킨다. 이름 하여 “르 스모킹”이 바로 그것이다. 판탈롱 조례까지 있을 정도로 1960년대 프랑스 여성들에게 슈트란 재킷과 스커트로 이루어진 한 벌 정장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아무도 여성이 바지정장을 착용하는 것에 대해 상상을 하지 못했다.
이브 생 로랑은 생각했다. 왜 여성은 바지정장을 입을 수 없는 것인가? 그렇게 1966년 “르 스모킹(Le Smoking)”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르 스모킹이란 남성의 턱시도를 변형하여 여성의 체형에 감각적으로 적용시킨 여성용 바지슈트를 가리킨다. 검정 재킷과 바지, 흰색 블라우스로 구성된 르 스모킹은 말 그대로 패션계의 혁명이었다. 지금껏 어떤 디자이너도 여성만을 위한 바지슈트를 내 놓은 적이 없었다. 당당함과 섹시한 실루엣을 자랑하는 르 스모킹은 60년대 당시의 신장하는 여권의 상징같은 옷이자 여성의 사회적 활동에 무게를 실어 주었던 옷이다.
<이브 생 로랑의 작품 "르 스모킹">
옷을 넘어서는 관점에서 르 스모킹을 살펴보자. 르 스모킹이 주는 의의는 단순히 남성 옷을 여성에게 적용시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설령 여성의 옷을 남성의 옷에 적용시켰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패션에 있어서 성별구분을 없애려 했다는 사실에 커다란 의미가 있다. 르 스모킹은 처음 발표되었을 때 파격 그 자체였다. 사람들은 이브 생 로랑이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개척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 벌의 옷을 통해 사회에 미친 영향의 막대함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브 생 로랑의 르 스모킹이 탄생하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여성의 바지슈트가 존재할 수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브 생 로랑의 작품 "르 스모킹">
<그들의 당당한 모습을 보라>
이 뿐만이 아니라 이브 생 로랑은 자신의 패션쇼에 최초의 흑인 모델을 세우고 화려하고 권위적이던 고급 기성복 패션쇼에 캐주얼한 생동감을 가진 옷들을 내세우는 등 패션에 있어서 성별, 인종, 지위를 없애려한 디자이너이자 혁명가였다. 예술은 강제받지 않을 때 더 화려한 법이다. 판탈롱 조례에 강제되지 않은 이브 생 로랑의 자유로운 생각은 어느 누구나 어떤 옷이든 입을 수 있다는 평등을 불러왔다.
프랑스사회 속에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고 평등을 저해하는 판탈롱 조례가 있었다. 그리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이브 생 로랑이 있었다. 그렇게 예술작품 “르 스모킹”이 꽃을 피웠고 사회에 평등의 가치를 불러 일으켰으며 평등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제는 우리가 예술 작품을 탄생시킬 차례이다. 달리 무엇인가 특별해야지만 예술작품이 아니다. 르 스모킹을 진지하게 나누는 생각들이 모두 값진 예술작품이다.
<르 스모킹은 현재 까지도 브랜드의 시그니처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르 스모킹은 단지 수많은 인류의 발전 과정 중 옷에 국한된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인류가 만든 각 분야의 여러 예술작품들 속에도 의미가 녹아있다. 예술이 사회에 대해 가지는 영향력과 책임을 항상 기억해야한다. 우리가 가지는 생각들이 정의와 그 맥을 같이 할 때 각각의 생각들은 커다란 힘을 가진다. 나와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같은 권리를 누려야 함을 깨닫고 자유로운 생각을 마음속에 담을 때 수많은 정의가 사회 속에 바로 서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http://www.theworldwidewardrobe.com/development/recycling-fashion/
https://www.pinterest.co.kr/pin/464293042805424261/
http://justfad.blogspot.kr/2009/11/le-smoking-suit.html
https://www.wonderlandmagazine.com/2016/04/01/7-wonders-hedi-slimane-saint-laurent/
두산 백과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175367&mobile&cid=40942&categoryId=34396
2018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