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인기 있었던 일본 장편소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었다.
읽을 땐 재밌는데 덮고나면 희미해지는 일본 소설들인지라 이번엔 밑줄까지 긋는 정성을 들였다.
밑줄과 여백에 뭐라고 끄적였나 들춰보니
1권 현현하는 이데아 편 - 귀신, 도깨비
2권 전이하는 메타포 편 - 동양적 내세관의 신화화
라고 메모했다.
신사와 귀신이 많은 일본.
주목할 점은 난징대학살을 멘시키라는 인물의 목소리를
빌려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세계사적 흐름을 어쩔 수없었다는 변명과 함께.
아스카 복장의 늙은 기사단장을 죽인 젊은 기사는
집단광기를 거부하고팠던 젊은 지성의 반항으로
읽힌다.
이 대목에서 강한 의문이 들었다.
왜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인기작가가 조선을
유린한 역사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는거지?
설마 모를리야 없겠고
알면서 애국심 혹은 자국민에게 매도될까봐
눈감고 있는 거?
늙은 기사단장을 단칼에 찌른 젊은 기사는 의기양양할
게 아니라 눈물을 흘리며 서북쪽 하늘을 올려다
봤어야 했다.
서구 작가들이 끊임없이 반추하는 전쟁과
유대인 학살의 책임같은 반성을 일인들에게서 바라는
것은 요원한 일인가보다.
맥주가 밍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