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디지털단지는 제 첫 직장 근무지였죠. 이 곳에서만 9년 정도 일했었죠. 그 때는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회색 그리고 우울한 분위기가 이 곳에 깔려 있었어요. 그래서 좀더 활기찬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어요. 지난 금요일에 시간이 났었는데 무얼할까 하다가 오랜만에 이 곳을 다시 와보기로 했어요. 다른 갈데도 많은데, 왜 가산디지털단지가 생각이 났을까요? 가보면 이유를 알지 않을까 싶어 찾아왔습니다.
1호선 역에서 내리면 대륭포스트타워 6차가 보입니다. 제가 마지막에 근무했던 곳이었죠. 바로 보이네요.
대륭포스트6 입구입니다. 마지막 몇개월간 머물렀던... 애증 깊은 곳입니다. 그 때 사업장은 지금은 떠나고 없죠.
이미 사라지고 없는데, 굳이 확인하러 왔네요. 몇몇 회사들이 들어와 있지만, 공실도 여전하군요. 여러 층을 빌렸던 회사가 빠져나가면 이런 게 안 좋은가 봅니다.
대륭포스트6차에 잠시 머물다 가산디지털단지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여기와 구로디지털단지가 G밸리라고 불리기 시작했구요. 이 역에서 이를 안내하는 시설이 자리잡았습니다. 작년에도 지나가며 얼핏 봤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있어 좀더 보고 왔습니다.
G밸리의 G는 4가지 의미를 동시에 함축하고 있습니다. 구로, 금천, 가리봉, 가산. 구로, 금천, 가산까진 좋은데, 가리봉을 왜 굳이 넣었는지는... 가리봉보다 가산이라는 명칭이 더 좋아서 가리봉에서 가산디지털단지로 역 이름까지 바꿨던 사례가 있어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었죠.
이렇게 나름 입구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드론이 있구요. 버튼을 눌러 드론을 1미터 또는 2미터 위로 띄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규제 때문에 드론을 띄울 수 없죠. 드론 사업이 잘 클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삼디 프린팅 코너도 있습니다. 삼디 프린터가 집에 있으면, 재미난 것들을 만들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었지요.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사겠다고 마음은 먹지만, 여유는 언제 생길지...;
그 중에서도 보급형 프린터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이 정도면 쓸만할까요?
애니메이션 코너도 있는 걸 보니 G밸리에 컨텐츠 관련 회사들도 있다는 뜻이겠지요? '안녕 자두야'는 우리 딸내미도 재미있게 본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런데서 보니 반갑네요.
제가 근무했던 곳은 아니지만, 점심이나 저녁 시간에 운동하러 들렀던 사업장이 있었습니다. 그 곳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찾아가 보았습니다.
한국음향이 있던 자리에 지금은 새로운 빌딩들이 완공되었습니다. 옛공장의 흉물스러운 모습보다 지금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 길도 넓어지고 확 트여서 기분이 좋았어요. 가산역에서 나올 때 우울한 모습도 이제는 더 이상 없습니다.
사업장이 있던 그 곳에는 새로운 빌딩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회사가 돈주고 샀던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팔고 떠난 거 같네요. 영원한 건 없다더니... 저기는 제가 한때 운동하던 곳으로 기억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출처: 구글맵)(From GoogleMap)
구글맵에서 검색해보니 공사 초기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네요. 추가로 올려보았습니다.
(출처: 구글맵)(From GoogleMap)
사업장이 헐리기 전 옛 모습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업장이 사라진 걸 확인한 후, 다른 방향으로 산책을 계속했습니다. 안양천으로 가려고 했었지요. 가산디지털단지는 제가 처음 왔을 때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여전히 여기저기서 공사 중입니다. 구로공단의 옛모습을 지우려는 금천구의 강력한 의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사현장 옆에서...
Cresson L'uomo가 있었던 곳인데, 저기도 헐리고 새 빌딩의 완공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구로공단의 옛모습은 이제 극히 일부만 남고 사라졌습니다. 사실상 공단에서 디지털단지로 전환이 거의 완료되는 듯 보였어요.
안양천으로 가는 길에 꽃들이 보이니 삭막함이 덜 느껴집니다. 2005년에 처음 왔던 가산디지털단지는 너무나도 삭막함이 느껴졌던 곳이었는데, 이 곳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제게는 지금이 그때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이 곳은 앞으로도 계속 변해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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