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에 시 읽기

dorable(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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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그래봤자 결국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오늘부터 나는 반성하지 않을 테다. 오늘부터 나는 반성을 반성하지 않을 테다. 그러나 너의 수첩은 얇아질 대로 얇아진 채로 스프링만 튀어오를 태세. 나는 그래요. 쓰지 않고는 반성할 수 없어요. 반성은 우물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너의 습관. 너는 입을 다문다. 너는 지친다. 지칠 만도 하다.

우리의 잘못은 서로의 이름을 대문자로 착각한 것일 뿐. 네가 울 것 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면 나는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겠다고 결심한다. 네가 없어지거나 내가 없어지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그러나 너는 등을 보인 채 창문 위에 뜻 모를 글자만 쓴다. 당연히 글자는 보이지 않는다. 가느다란 입김이라도 새어나오는 겨울이라면 의도한 대로 너는 네 존재의 고독을 타인에게 들킬 수도 있었을 텐데.

대체 언제부터 겨울이란 말이냐. 겨울이 오긴 오는 것이냐. 분통을 터뜨리는 척 나는 나지막이 중얼거리고 중얼거린다. 너는 등을 보인 채 여전히 어깨를 들썩인다. 창문 위의 글자는 씌어지는 동시에 지워진다. 안녕 잘 가요. 안녕 잘 가요. 나도 그래요. 우리의 안녕은 이토록 다르거든요. 너는 들썩인다 들썩인다. 어깨를 들썩인다.

헤어질 때 더 다정한 쪽이 덜 사랑한 사람이다. 그 사실을 잘 알기에 나는 더 다정한 척을, 척을 척을 했다. 더 다정한 척을 세 번도 넘게 했다. 안녕 잘 가요. 안녕 잘 가요. 그 이상은 말할 수 없는 말들일 뿐. 그래봤자 결국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후두둑 나뭇잎 떨어지는 소리일 뿐/ 이제니

1 . 어제부터 날씨가 풀렸습니다. 봄이 이만큼 반가웠던 날도 없었던 듯 해요. 비가 와서 흐린 하늘조차 좋아보여요. 저녁에는 눈이 온다니 그전까지는 좀 걸어다녀야겠어요.

2 . 바쁘다는 핑계로 잠시 접어두었던 시집을 폈어요. 나에겐 시집을 읽을 때의 버릇이 하나 있어요. 첫페이지부터 읽지 않고 마구잡이로 펼친 부분을 읽는 거죠. 오직 시만이 그렇게 읽을 수 있고 그건 내가 시집을 좋아하는 이유에요.

3 . 저녁에는 햄버거를 사먹으려고 했지만 대신 요거트로 타협을 봤어요... 건강의 소중함을 나날이 깨닫는 요즘입니다.

4 . 오늘은 너무나 너무나 일요일의 분위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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