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운'을 볼때마다 어쩔 수 없이 씁쓸하다

dorable(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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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과 스무살 사이, 내가 가장 좋아했던 작가를 뽑으라면 망설이지 않고 김애란을 뽑는다. 최근 출간된 '바깥은 여름'을 제외하고, 김애란이 쓴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는 이유도 그때문이다. 난 몇 년동안이나 김애란의 문장을 애절하게 짝사랑했다. 그녀의 소설을 몇 번이고 다시 읽고, 문장을 필사하고, 어떤 날은 "왜 나는 이런 문장을 쓰지 못할까." 깊은 절망에 빠지기도 했다.

그렇게 김애란의 글을 사랑했던 시간들이 내게는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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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차트에 오른 문문의 '비행운'을 볼때마다 어쩔 수 없이 씁쓸하다.

난 인기차트에 오른 노래를 잘 듣지 않아서 나중에서야 이 노래에 대한 이슈를 친구들에게 전해들었다. 그리고 정말로 너무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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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제목은 '비행운'
가사는 비행운의 단편인 '서른'에 나오는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당연히 김애란 작가측과 협의된 사항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이 가사는 무단 도용된 것이었다. 나중에 이 사실이 문제가 되자 문문은"김애란 작가의 소설 '비행운'을 찾아보다가 이 대목이 눈에 띄어 '너'를 '나'로 바꿔 가사에 인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용과 표절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인가...)

그러니까 문문은 그냥 제 것처럼 제 노래에 그 구절을 사용한 것이다. 아무런 문제 의식 없이.

그 생각만 하면 정말로 피가 거꾸로 솟는다...

나중에서야 사과하긴 했다. 그 사과문을 쓰기 되기까지의 과정과 심지어 사과문의 상태도 엥? 스럽긴 했지만 일단 작가와 합의가 됐으니 어떤 사람들은 쉬쉬하며 넘어가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이 노래가 뮤직 차트에 올라와 있는 게 참 보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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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에 올라온 표절곡과 그 곡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지금껏 믿어온 무언가가 전면으로 부정당하는 기분이 든다. 끝내 이런 사람이 돈을 벌고 명성을 얻는 건가... 창작자로서의 양심도 도덕도 결국은 중요하지 않은가...

게다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소설을 읽을 때마다 이 짜증나는 표절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참 씁쓸하다. 어쩔 수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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