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들을 상대로 아이큐 통계를 낸 흥미로운 기사를 예전에 본적이 있다. 기사에서는 골프를 즐기는 부류의 사람들이 통계적으로 가장 아이큐가 낮게 소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곧이 곧대로 믿을 기사는 아닌것 같지만 그보다는 가장 높은 아이큐를 가진 선수들이 속한 스포츠는 어떤 종목일까 하는 쪽에 관심이 더 간다. 아쉽게도 그에 대한 기사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스포츠 선수들 중에서 비교적 아이큐가 높은 선수들이 속해있는 종목은 과연 어떤 종목일까? 장황된 얘기 같지만 흥미로울것 같기도 하다. 내 생각으로는 야구가 아닐까 하고 조심스럽게 짐작을 해본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 처럼 긴박감과 순발력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지만 타 경기보다 머리를 많이 굴려야(?)하는 경기이기에 아이큐가 낮은 선수는 버티기가 힘든 스포츠 종목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기도하다.
야구는 아시다시피 미국이 종주국인 스포츠다. 매년 이맘때쯤만 되면 미 전국에서 지역별로 개막전이 시작되어서 월드시리즈가 있는 October 야구 축제로 온 나라가 열광하며 한해를 마무리 하게 된다.
야구를 좋아 하지 않는 사람이 예전에 스치듯 하던 얘기가 생각난다. "밋밋하고 박진감도 없는 야구를 뭘라고 보느냐" 던 남자분과 "축구나 농구는 보기만 해도 즐겁고 이해가 되는데 야구는 봐도 모르겟고 지루해서 못보겠다" 는 여자분도 계셨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야구에 한번 빠지고 나면 다른 스포츠는 관심이 없어진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묘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왜 야구가 매력적이고 묘한 스포츠인지를 나의 관점에서 알아본다.
야구는 思考의 스포츠다.
선수는 생각하면서 경기를 하고 관전자들은 생각하면서 관전하는 스포츠다. 때문에 야구는 상대보다 한수 빠르게 先手를 쳐야하는 바둑의 한수와 비교 될 만큼 고수의 수 읽기를 필요로 하는 스포츠다.
야구선수 포지션 중에서 투수 비중은 클 수 밖에 없다. 수를 잘 읽어야 하고 머리를 잘 굴려야 하는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주심의 스트라익 죤 살필랴, 포수 사인 살필랴, 타자와 눈싸움 할랴, 이런 고수의 수 읽기를 할려면 투수는 아이큐가 높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바둑이야 혼자서 결정을 해서 다음 수를 둘 수 있지만 투수는 주심과 포수와 타자를 모두 읽어야 하니 바둑의 한 수보다도 더 빠르고 신중한 결정을 해야한다. 유능한 투수는 배짱도 부릴줄 알아야 하고 속임수를 쓸줄도 알아야하고 기싸움도 능수능란하게 해야한다. 투수는 또한 컨디션 조절도 잘해야 한다. 그날의 주심이 누구냐에 따라서 혹은 선두타자가 누구냐에 따라서 컨디션이 단숨에 흔들리면서 벼랑 끝으로 몰릴수도 있다. 행여 사인을 잘못 읽어서 실투라도 하면 그날의 경기를 완전히 망칠 수도 있다. 이처럼 투수의 책임감 또한 클수밖에 없기에 투수들이 받는 압박감과 스트래스는 말 할수 없이 클 것으로 짐작이 된다. 대량 실점을 하고 덕아웃으로 쫓기듯 들어가서 죄인처럼 앉아있는 투수의 표정들을 보면 불쌍하기 조차 하다.
결국 투수든 타자든 수를 올바르게 응용하는 팀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치 못한 팀은 도태가 되기쉽다. 때문에 야구는 머리싸움, 수싸움, 기싸움 그리고 통계 싸움이다. 여기에 하나 덧 붙이면 어느 쪽의 운이 잘 따라 주었냐에 따라서 승패가 갈라진다. 물론 동등한 실력을 기준으로 한 얘기다.
류뚱은 류현진 선수의 애칭이기도 하다. 몇년전, 운좋게(?) 안타를 치고 뒤뚱거리며 일루로 뛰고 있는 모습을 보고 [Running Bear] 같다고 방송 중계를 하던 분이 우스게 소리를 하던 기억이 난다. 류현진 선수에게는 좀 미안한 얘기지만 사실 그때의 모습은 달리는 곰을 연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뒤뚱거리는 그 모습을 보고 귀여운 곰으로 보았지 미련한 곰으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생각한다. 모르긴 해도 그의 아이큐는 꽤 높으리라 생각된다. 투수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통계와 수치(數値)의 경기다.
야구 경기를 보면 덕아웃에서 선수들의 일투족을 쉴세없이 기록하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기록은 수치로 계산되고, 자료가 된 통계에 의한 예상치를 내게 된다. 예상치는 덕아웃에서 포수 혹은 타자등에게 사인으로 보내지게 된다. 덕아웃에서 보내지는 예상치를 포수는 투수와 사인으로 의논해야 하고 투수는 타자가 다음에 어떤 공을 노리고 있는지를 예상해서 강공이나 눈속임으로 빈타를 유도하든지 아니면 헛스윙을 하게 만들어야한다. 혹여나 타자가 투수의 공을 미리 읽으버리면 프로야구에서는 백발백중 안타 내지 홈런이다. 또한 잘못 해석한 사인은 실투를 하게되고 이런 실투를 놓치지 않는게 프로야구의 타자들이기도 하다.
타자는 코치가 사인으로 준 예상치와 자기 생각을 절충해서 투수가 던질 투구에 대비해서 그때그때 어져스먼트를 해야하고 찰라의 순간에 침묵하든지 아니면 방망이를 휘들러야한다. 때문에 타자는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수의 일투족을 유심히 살펴야한다. 눈싸움에서 한수 밀린다 생각되면 타자는 타이밍을 불러서 다시 시작한다. 반대로 투수는 타자의 집중력을 허물어버리기 위해서 와인더업을 다시 시작하기도한다. 또한 투수는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면서 쉽게 표정을 읽히지 않을려고 수염을 길게 기르기도 한다.
수비를 하는 야수들도 타자의 수치를 잘 읽어야한다. 통계에 의한 예상치로 해당 타자가 잘 쳐내는 위치에서 미리 대비 할 경우에는 타자가 아무리 잘 친 안타감이라도 잘 잡아서 아웃을 시키겠지만 혹여 전혀 예상한 쪽이 아닌 곳으로 공이 치우칠 경우에는 안타가 나오게 된다. 또한 스마트한 타자들은 그때 그때 야수들의 수비가 허술 한 쪽으로 쳐내서 안타를 만들어 낸다. 이러니 어느 포지션의 선수인들 아이큐가 낮을 수가 없다.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으면 에러가 나오게 되고 잦은 에러는 선수를 도태되게 만든다.
야구는 트랜드의 스포츠다.
야구는 경기의 흐름이 중요한 스포츠다. 평소에 잘 치던 선수가 어느날 부터 타율이 뚝 떨어지면서 하염없이 슬럼프에 빠지는 프로 선수들을 자주 본다. 야구는 선수들의 평소의 실력보다는 최근 경기에 어떤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냐를 더 중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즉 각 선수가 쌓아온 예전의 수치보다는 최근 경기에 임한 수치의 흐름을 중요하게 본다는 말이다. 경기의 흐름은 결과를 미리 예측 할 수있는 측도이기도하다. 그래서 야구는 트랜드의 스포츠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사실 미국 프로야구 팀의 실력은 거의 같다고 보면 된다. 누구의 말처럼 종이 한장 차이다. 수싸움, 기싸움에서 이기는 감독이 결과적으로 승자가 된다.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잘 운영하는 통찰력, 제때에 그리고 순간적으로 결정을 해야하는 결단력, 챤스가 오면 바로 점수를 낼수있는 결집력이 있는 감독이 경기를 승리할 확율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노련한 감독이라도 그날의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승리를 할 수 없는 스포츠가 야구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본들 마음대로 되지 않는게 또한 야구다. 이래 저래 야구는 참 묘하고 매력적인 스포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