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은 해마다 자기의 옛집을 잊지 않고 찾아와서 알을 부화한다. 새끼가 태어나서 날갯짓을 할 수 있을 정도면 그들 식구들은 새로운 세상 어디론가 날아가서 저들의 세상을 살아간다.
우리 집에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부게인빌레아 나무를 찾아와서 부화를 하는 예쁜 새 한마리가 있다. 그런데 올해에는 몹쓸 두더지 놈이 그 나무의 뿌리를 깕아 먹는 바람에 나무가 죽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지지난해에 왔던 그 새가 또 찿아올것 같아서 제거를 하지 못하고 있던중이 였는데 어김없이 그 새가 찾아와서 지난주부터 알을 품은 체 부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앙상한 가지에 불안하게 집을 지은것이 이유였는지 부화 중 실수로 알을 하나 땅에 떨어트린것 같아서 안타깝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무성하던 나무 잎들 때문에 부화중인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나뭇잎이 하나도 없이 다 떨어져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기에 자기의 모습이 쉽게 노출 되니까 내심 두려운가 보다. 혹시나 누군가가 침입을 할까봐 눈을 부릅 뜨고 밤낮으로 꼼짝 않고 한자리만 지키고 있다. 좁은 공간이 불편해서 조금만 잘못 움직여도 가시에 찔릴 것만 같기에 보기에도 불안하고 안타깝다. 앙상한 나무 사이로 어렵게 집을 지어서 힘든 일들에 아랑곳 하지않고 마냥 알을 품고 있는 새의 모습이 감동적이고 고귀해 보이기 까지 한다.
내년 봄에 다시 찾아오면 나무가 없어져 있을 수도 있을텐데 한참을 헤메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괜히 미리 애처로워 보인다. 어쩌면 내년엔 볼 수 없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이름 모를 예쁜새를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을려고 하니 쉽게 예쁜 포즈를 취해주고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아마 이 새는 새 중에서도 하이 소사이어티 커뮤니티에 살고 있는 예쁜 모델 출신인가 보다.
새가 알을 품고있는 부게인빌레아 나무가 컴퓨터 방 바로 옆에 있기에 창문으로 새의 일거수일투족을 언재든 볼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에는 고개를 까딱이고 있다. 식구들인지 또 다른새가 가까이 가서는 무엇인가 지져기고있다. 아마 저런 방식으로 물과 음식을 가져다가 입으로 제공을 해주나보다.
인내와 희생 속에서 생명들을 부화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