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장터를 가고싶은 이유는
그곳 사는 사람들의 구수한 냄새가 맡고싶고,
왁자지껄 이야기거리, 볼거리, 먹거리를 가득~느끼고
싶어서에요.
뭔가 몸도 마음도 배가 불러지는 장터만의 매력이 있죠.
제주 구좌읍 세화항 근처에서 열리는 '벨롱장'은
그런 곳입니다.
'뭔 제주에 살게 있어?'
'감귤 초콜렛, 녹차 그런거밖에 없지 않아?'
'가봤자, 서울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이랑 비슷하겠지 뭐'
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제주가 터인 셀러들이 제주도를 생각하며 만든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아이템들이 많아요.
'내가 생각한 제주도는 이렇소~'를 말하는 진귀한 물건들인거죠.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져있는 세화항 앞,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까지 딱 두시간.
반짝, 장터가 서요.
'벨롱'은 제주말로
'불빛이 멀리서 번쩍이는 모양'이라는 뜻이래요.
이름대로 장터도 정말 잠깐 나타났다, 후다닥 사라진답니다.
이번 제주여행을 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원래 있던 제주 자연, 제주 사람들이 자꾸 소외되어가는 모습,
관광객을 위한 관광지가 되어가는 제주를 보며
헛헛함을 느꼈었어요.
예상치 못하게 '벨롱장'에서는 위로를 받고 왔네요.
제주 이민자들과 제주 지역주민들에 의해 꾸며진 장터.
딱 필요한 만큼의 공간에서 제주스런 핸드메이드 물건들,
두 시간 이 흐르면 셀러들도, 구경온 사람들도
언제 모였냐는 듯이 사라져버려요.
다시 한적한 바닷가로 돌아가는
원래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장터의 시작과 끝이
매우 마음에 듦었습니다.
핸드메이드 물건들도 참 제주스러워요.
-절친과 커플로 산 제주 해녀 인형.
인형을 사면서,
나: 기타들고 있는 사람이 해녀 남친인가봐. 헤어지기전에 사진 한장 찍자
친구: 야, 해녀 남친이 무슨 저런 할랭할랭 한량이야.안어울려.
라며 수다를 떨고 있는데,
인형을 만든 셀러: 어머, 이 남자인형 해녀 남편맞아요.
물질이 너무 힘들어서, 남자들은 안하고 여자들을 시켰대요. 해녀들 남편분은 집에서 노는 분들도 많았어요
라며 그때 그시절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이렇게 좌판앞에서는 셀러분들과 왜 이런 물건을 만들게 되었는지,
어디서 영감을 받은건지 이야기거리가 많아요.
여자친구과 함께 작업을 하신다는 화가분,
제주 풍경을 담은 포스터,엽서,달력 그림들을 볼 수 있어요.
캠핑을 즐기는 부부가 만든 모닥불 작품, 제주를 담은 파우치 등등
먹거리들도 맛났고, 수다를 떨며 구경을 하다보니
두시간은 훅~ 지갑은 어느새 텅텅~
모든 좌판들이 다 인상적이였지만,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바로 요기였어요.
포카혼타스가 떠오르는 외모와 물건들에서 자유로운 영혼임이
느껴지더군요.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부터, 세화항을 돌아다니는 강아지들까지 멍멍이들이 함께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
이 분을 보고 있자니
'나도 저렇게 자유롭게 살고싶다'라는 생각이 다시금
드네요.
제주 한적한 바다 앞,
왁자지껄 제주 사람들의 벨롱벨롱한 장터가
보고싶다면, 꼬옥 들려야 할곳
세화항 앞 벨롱장 이야기였습니다.